FC서울 복귀한 '최고참' 곽태휘 꿈은 아름다운 마무리

기사입력 2016-07-13 19:59



9년 만에 친정팀인 FC서울로 돌아온 곽태휘(35)가 팬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곽태휘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남과의 FA컵 8강전에서 공식 입단식과 함께 팬들에게 복귀 인사를 했다. 2005년 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07년 7월 전남 드래곤즈로 트레이드 됐다. 서울 유니폼을 입고 2005년 19경기, 2006년 23경기, 2007년 12경기에 출전했다.

서울을 떠날 때는 아픔이 있었다. 서울은 당시 곽태휘에 현금을 얹어 전남 후배 김진규(31)와 트레이드 했다. 그래서 복귀 감회는 더 특별했다. 그는 "서울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9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해 팬들의 함성소리를 느끼며 경기장에서 뛸 생각을 하니 설레고 감회가 새롭다. 행복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는 것 같다"며 "당시 내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였지만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들은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 담담하려 했지만 많은 것들을 이루지 못하고 서울을 떠났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움은 있었다"고 밝혔다.

세월이 흘렀고 곽태휘의 위치는 달라졌다. 미완의 대기에서 한국 축구 간판 중앙수비수로 잡리잡았다. 최고참으로 여전히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 전남, J리그 교토상가, 울산, 사우디아라비아 알 샤밥과 알 힐랄에서 큰 족적을 남겼다. 전남에선 FA컵 우승, 울산에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정상, 알 힐랄에서도 여러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프로선수라면 항상 자신이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기장 안에서 벌어지는 매 순간마다 내 능력 전부를 쏟아 붓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그 동안 거쳐온 많은 팀에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알 힐랄이 강력하게 재계약을 요청했다. 울산, 전남도 그의 복귀를 원했다. 전북과 유럽팀들의 러브콜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 서울로 돌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곽태휘는 '아름다운 마무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친정팀과도 같은 서울이었기 때문에 복귀를 결정할 수 있었다. 프로선수 경력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선수로서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뒤 은퇴를 하고 싶었다"며 "선수로서 시작이 중요한 만큼 마지막도 중요하다. 서울에서라면 그 끝을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부름에 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9년이 흐른 현재 곽태휘는 서울에서도 최고참이다. 당시 신참이었던 박주영(31) 고요한(27) 등도 고참이 됐다. 그는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것이 느껴진다. 격세지감이라고나 할까"라며 웃은 후 "당시에 모두 어린 유망주였다. 하지만 단지 시간만 흘러 베테랑이 된 것이 아니다. 그 선수들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많은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의 위치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동료이자 형으로서 칭찬해 주고 싶다"고 했다.

나이를 떠나 곽태휘도 선수다. 경쟁은 피할 수 없고, 새로운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황선홍 감독은 곽태휘의 경험과 리더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주전 경쟁은 당연하다. 훈련장에서 내가 가지고 있는 기량들을 모두 보여줬을 때 감독님이 그에 맞는 선택을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으로서의 목표보다는 팀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경기장에서 쏟아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곽태휘와 서울의 두 번째 동행, 과연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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