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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공격수 김승준(22)이 독기를 품었다.
사실 요즘 김승준의 마음은 마냥 편치만은 않다. 2018년 리우올림픽 본선에 나설 신태용호에 승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손흥민(24·토트넘) 석현준(25·포르투) 등 와일드카드(24세 초과 선수)의 가세로 불리한 경쟁 구도가 예상됐고 이는 아쉽게도 현실이 됐다. 팀 동료인 수비수 정승현(22)이 본선에 나서는 모습을 지켜보며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올림픽 탈락을 애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던 김승준의 '근성'을 이끌어낸 것은 바로 윤 감독이다. '경쟁자가 뛰어나다고 해서 탈락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질책이었다. 김승준은 "사실 올림픽은 어느 정도 포기한 상황에서 명단이 발표됐다. 마음을 비우고 있던 차에 감독님께서 '괜찮느냐'는 메시지를 보내 솔직하게 괜찮다고 답장을 했는데 많이 혼났다.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인천전) 하루 전까지 앞선 수원전과 서울전 경기력이 너무 실망스러웠기에 스트레스가 많았는데 감독님과 1시간 가량 미팅을 했다. 감독님이 '네가 무서울 게 뭐가 있느냐, 하고 싶은대로 마음껏 해보라. 잘할 수 있다'고 말을 해주셨다. 감독님 응원에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감사함을 드러냈다.
인터뷰 도중 윤 감독이 '결정력 보완 좀 하라는 이야기 좀 해주시라'는 농담을 툭 던지고 지나갔다. 김승준은 "욕심이 없어서 소심하다는 말을 듣는 것 같다"고 웃으며 "최근에 골을 못넣고 있지만 오늘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좀 더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론 도움보다는 골 욕심을 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울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