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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유럽의 눈이 전북의 미드필더 이재성(23)에게 쏠렸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전북의 고위 관계자는 "(이재성 영입을 위한) EPL팀의 공식 제안은 전혀 없었다. 이재성은 올 시즌 전북이 K리그 3연패와 ACL 우승을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무엇보다 영입 제안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헐값에는 절대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모든 축구 선수들이 꿈꾸는 EPL 무대를 이재성이 밟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가능성은 낮다. 이유는 지난해부터 엄격해진 비유럽 선수들의 워크퍼밋(취업 허가서) 발급 조건 때문이다. 충족되는 조건이 있는 반면 충족되지 않은 조건이 더 많다.
다음으로 살펴봐야 할 요건은 '최근 2년간 A매치 출전 비율'이다. FIFA랭킹 10위권 내 국가라면 A매치 30%, 11~20위 국가는 45%, 21~30위는 60%, 31~50위는 75%에 뛰어야 한다. 문제는 이재성이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2016년 8월을 기준으로 지난 2년간 슈틸리케호는 친선경기, 호주아시안컵,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등으로 총 33경기를 치렀다. 지난해 3월 우즈베키스탄전부터 출전한 이재성은 총 16경기에 출전했다. 75%에 해당하는 24~25경기에 8~9경기 모자란다.
이 조건 미충족으로 곤란한 상황에 빠진 선수가 있다. 지난 1월 카타르에서 열린 23세 이하 아시아챔피언십 한국과의 결승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역전승을 이끈 일본 올림픽대표 공격수 아사노 다쿠마다. 아사노는 산프레체 히로시마에서 500만파운드(약 73억원)의 이적료를 발생시키면서 아스널로 이적했다. 그러나 워크퍼밋을 발급받지 못했다. 아사노는 A대표로 5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국 아사노는 다른 유럽 팀으로 임대돼 뛰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재성도 아사노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재성의 EPL행은 꿈에 불과한 것일까. '예외 조항'이 있긴 하다. 그러나 충족시키기가 상당히 힘들다. 이재성을 원하는 팀에서 이적료 1000만파운드(약 147억원)를 제시해야 한다. 아시아 선수가 1000만파운드 이상의 이적료를 발생시킨 사례는 세 차례에 불과하다. 손흥민(토트넘)과 나카타 히데토시(은퇴),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 뿐이다.
현실적으로 이 방법이 어렵다면 두 번째 방법이 있긴 하다. 이적료와 연봉 그리고 직전 소속팀의 리그와 대회 등 각종 항목을 정해 일정 점수(총 12점 중 4점 획득)를 넘기면 된다. 그러나 이재성은 지난 1년간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출전수에서 좋은 점수를 받겠지만 이적료와 연봉 면에서 점수를 거의 획득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외 조항도 이재성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한 에이전트는 '이번 이재성 영입 소식은 루머에 불과하다. 이재성이 아시아 선수이고 영국축구협회의 강화된 워크퍼밋 규정을 알고 있는 EPL팀에서 어떤 조건에 맞춰서 선수를 영입할지에 대해서는 언급된 것이 없다. 단지 관심일 뿐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