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톱도 OK' 지금 손흥민은 무엇을 해도 최고다

기사입력 2016-10-03 00:06


ⓒAFPBBNews = News1

원톱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생소한 포지션 속에서도 리그 최강의 팀을 상대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에서 선발 출전해, 89분간 활약했다. 도움을 기록하며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에 성공했다.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주목할 것은 포지션이었다. 그간 영국 언론은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빠진 원톱 자리에 꾸준히 손흥민을 언급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시절 스트라이커로 활약했지만 그 이후에는 측면공격수로 줄곧 뛰었다. 최근 맹활약도 가장 자신있는 왼쪽날개로 고정되면서 였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케인의 대체자 역할을 하던 빈센트 얀센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결국 손흥민 원톱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기존의 전형적인 원톱과는 달랐다. 바르셀로나가 완성시킨 제로톱 형태와도 또 달랐다. 프리롤을 부여받은 손흥민은 좌우를 폭넓게 움직였다. 가장 높은 위치에 있었지만 공격이 전개되면 알리에게 최전방을 내주고 곧바로 빈공간을 향해 돌아나갔다. 속도가 붙어여 위력적인 손흥민의 장점을 완벽히 살리는 전술이었다. 등을 지거나 공중볼을 따내지는 못했지만 때에 따라서는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같은 날카로운 움직임도 보였다. 전반 8분 알렉산더 콜라로프의 자책골도 대니 로즈의 크로스를 짤라 먹으려는 손흥민이 움직임이 만든 작품이었다.

최근 절정의 기량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맨시티의 스타군단도 속도가 붙은 손흥민을 제어하지 못했다. 전반 초반부터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손흥민이었다. 슈팅, 드리블, 패스 모두 최고였다. 전반 10분 존 스톤스를 상대로 멋진 돌파 후 슈팅한 것이 클라우디오 브라보 골키퍼에 막힌 것은 이날 가장 아쉬운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득점의 아쉬움을 도움으로 달랬다. 전반 37분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절묘한 패스로 델레 알리의 골을 도왔다. 손흥민은 후반에도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맨시티 수비진을 괴롭혔다.

수비시에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골키퍼부터 적극적으로 빌드업에 나서는 맨시티를 상대로 적극적인 압박을 보였다.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압박 삼각편대를 이룬 손흥민은 시종 지치지 않는 움직임으로 맨시티를 압박했다. 직접적으로 볼을 뺏지는 않았지만, 토트넘이 이날 수차례의 인터셉트에 성공한 것은 끝까지 골키퍼부터 중앙 수비수를 압박한 손흥민의 공이 컸다.

팬들은 교체아웃하는 손흥민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지금 손흥민에게는 무엇을 주문해도 통할 수 있을 것 같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