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 최대 변수는 고지대 적응, 1273m를 넘어라

기사입력 2016-10-06 20:40


고지대에 위치한 아자디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덥으로 불리운다. 2014년 11월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열린 원정 평가전에서 양 팀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드디어 '숙적' 이란을 만난다.

카타르 고개를 넘은 슈틸리케호가 7일 원정길에 오른다. 한국은 11일 오후 11시 45분(한국시각) 테헤란 아자디스타디움에서 이란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치른다.

한국도, 이란도 얄궂은 운명이다.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격돌한다. 한국과 이란은 A조 수위를 다툴 것으로 전망되는 '2강'이다. 한데 악연도 이런 악연이 없다.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이란이 울었다. 한국이 최종전에서 이란의 본선행을 저지했다.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최종전은 정반대였다. 이란이 크게 웃었다. 울산에서 한국을 1대0을 제압하며 조 1위를 확정지은 후 '광란의 추태'를 보였다. 한국 벤치를 향해 날린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의 '주먹 감자'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구원으로 인해 분위기는 더 살벌하다. 한국과 이란 축구 팬들도 상대를 통쾌하게 물리치기를 바라고 있다. 태극전사들이 극복해야 할 난관이 한, 둘이 아니다. 상황이 어떻든 중심을 잡아야 한다.

문제는 아자디스타디움이다. 이란 축구의 심장인 아자디스타디움은 '원정팀의 무덤'이다. 1997년 11월 22일 이란-호주전에선 12만8000명의 팬들이 운집했을 정도로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올해 개, 보수를 거쳐 7만8116명을 수용하는 스타디움으로 탈바꿈했다.

이야깃거리는 또 있다. 한국 축구는 이란과의 A매치 역대전적에서 9승7무12패로 열세다. 원정에서는 더 치욕적이다.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6차례 원정길에 올라 2무4패를 기록했다. 슈틸리케 감독도 2014년 11월 지휘봉을 잡은 후 첫 원정길에 올라 이란과 맞닥뜨렸다. 하지만 0대1로 패하며 악몽을 떨쳐내지 못했다.

아자디스타디움에는 과연 어떤 마법이 숨어 있는 것일까. 이란 팬들의 광적인 응원은 기본이다. 여기에 고지대 적응이라는 최대 변수도 있다. 아자디스타디움은 해발 1273m에 자리잡고 있다. 강원도 치악산 정상인 비로봉의 해발이 1288m다. 비로봉에서 경기를 치른다고 생각하면 된다.

남미지역 월드컵 예선이 열리는 볼리비아의 라파스(해발 3600m), 에콰도르 키토(해발 2800m)에 비해서는 낮지만 고지대라는 현실은 부인할 수 없다. 고지대에선 산소의 양은 비슷하지만 밀도가 낮아져 똑같이 숨을 쉬어도 산소 섭취가 힘들어진다. 혈관을 타고 운동하는 근육으로 전달되는 산소량이 평지에 비해 줄어든다. 체육과학연구원에 따르면 해발 1000m당 10%의 운동능력이 떨어진다고 한다. 아자디스타디움의 경우 운동능력이 약 13% 저하된다.


선수들은 문제없다고 하지만 고지대는 부인할 수 없는 벽이었다. 남아공월드컵을 지휘한 허정무 감독은 2009년 2월 11일 이란 원정 후 "(박)지성이가 그렇게 힘들어 하는 건 처음이었다"며 탄식했다. 은퇴한 박지성은 이란을 상대로 두 골 터트릴 정도로 '특급 킬러'였다. 현역 시절 '산소 탱크'로 통했다. 활동 반경과 체력은 세계 톱클래스였다. 하지만 박지성이 힘겨워할 정도의 '난코스'였다. 느낌과 실전은 다르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슈틸리케호도 고지대 적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고지대 적응에는 선수별로 차이는 있지만 평균 3일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태극전사들은 7일 테헤란에 도착해 결전을 사흘 앞둔 8일부터 현지 적응에 돌입한다. 시간은 충분하지만 훈련은 과학적이어야 한다. 고지대에 맞는 효율적인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란과 아자디스타디움, 이번에는 넘어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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