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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시리아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2차전. 손흥민(토트넘)도, 석현준(트라브존스포르)도 없었다. 원톱을 소화해야 했던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의 어깨는 무거웠다. 결과는 졸전이었다. 0대0 무승부. 최전방에서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지동원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도 좀처럼 살리지 못했다. 혹평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골 결정력 부재를 절감한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과 석현준의 이름을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지동원은 이날 카타르전에서 자신의 포지션으로 돌아갔다. 오른쪽 윙어였다. 스트라이커 자원인 석현준이 원톱에 서면서 주 포지션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자 역량이 제대로 드러났다. 슈틸리케 감독의 주문은 윙어가 아닌 윙포워드였다. 측면 돌파보다는 페널티박스로 치고 들어가 곧바로 골을 노리는 역할이었다. 한국의 파상공세를 막기 위해 밀집수비를 펼친 카타르 진영에서 석현준이 홀로 고립될 수 있는 부분을 지동원이 보완해줘야 했다.
지동원은 슈틸리케 감독을 두 번 실망시키지 않았다. 1-2로 뒤지던 후반 11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포를 쏘아올렸다. 후반 교체된 장신 공격수 김신욱(전북)이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문전 왼쪽에서 받아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소속 팀에서 끌어올렸던 좋은 골 감각을 그대로 대표팀까지 이어간 것이다.
지동원의 동점골은 슈틸리케호에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상승세를 탄 한국은 2분 뒤 손흥민의 역전골이 터지면서 3대2로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10월은 지동원에게 '반전의 달'이었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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