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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EPL을 정복한 손흥민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는 계속 이어졌다. 연습할 때 부터 그랬다. 슈팅 한번에 함성이 쏟아졌다. 경기에 들어서자 함성은 한층 더 커졌다. EPL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을 그대로 보여달라는, 답답했던 지난 시리아전의 갈증을 풀어달라는 팬들의 기대가 함성 속에 뭉쳤다. 손흥민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예고대로 왼쪽 측면에 포진했다. 최근의 뜨거운 기세는 A대표팀 유니폼을 갈아입고도 이어졌다. 자신감 넘치는 돌파로 왼쪽을 지배했다. 시리아 선수들이 2~3명 에워싸도 당황하지 않았다. 무리하지 않고 영리하게 동료들에게 볼을 연결했다. 전반 11분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첫번째 골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손흥민은 수비수들을 이끌고 계속해서 공간을 만들었다.
그래도 2% 아쉬웠다. 최근 유럽에서 보여줬던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동선이 측면으로 제한되며 토트넘에서처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이동하며 슈팅 기회를 만드는 손흥민 특유의 움직임이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제한된 움직임 속에서도 기어코 골을 만들어냈다. 가장 골이 필요한 순간, 손흥민의 스타성이 빛을 발했다. 2-2로 팽팽한 후반 13분, 기성용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감아차기 슈팅으로 역전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날 날린 첫번째 슈팅을 골로 연결하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득점 후 손흥민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관중석을 향해 여러차례 환호를 유도했다. '내가 있는 한 절대 지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긴 '에이스'의 몸짓이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