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줄부상' 속 깊어지는 슈틸리케 감독의 고민

기사입력 2016-11-10 21:14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캐나다와의 평가전을 앞둔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기자회견 및 훈련을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10/

슈틸리케호에 줄부상이란 먹구름이 꼈다.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캐나다와 평가전을 앞둔 슈틸리케호는 하루 전인 10일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울리 슈틸리케 감독(62)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근심이 잔뜩 서려있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에이스' 손흥민은 발목 부상, '캡틴' 기성용은 발등 부상으로 소집 후 정상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가벼운 훈련으로 회복에 전념했다. 홍 철 이재성도 100% 컨디션이 아니다.

하지만 부상 악령은 끝이 아니었다. 이청용이 9일 훈련 중 발등을 다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청용이 훈련 중 부상을 했다. 천안에 동행하지 않고 서울에 남겼다. 발등을 두 바늘 꿰맨 상태다. 훈련 중 발등 정중앙에 축구화 스터드가 박혔다. 선수는 발등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 부분을 다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을 사흘 앞둔 12일 이청용의 상태를 점검한 뒤 출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손흥민 이청용 이재성의 부상 속에 측면 공격수 선택이 으뜸 과제로 떠올랐다. 슈틸리케 감독은 "고민이다. 이청용과 이재성 모두 측면자원이라 생각하는데 그 두 선수가 빠진다. 캐나다전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지동원 남태희의 출전이 유력해보이는 가운데 '무서운 막내' 황희찬 카드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슈틸리케 감독은 "(황희찬은)좋은 상태다. 오스트리아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이청용 이재성이 뛸 수 없기 때문에 황희찬이 그 자리를 채우는 것도 방법"이라며 "기회가 되면 측면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점검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캐나다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10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기자회견 및 훈련을 가졌다. 훈련 전 신태용 코치가 차두리 전력분석관의 머리에 떨어진 빗방울을 닦아주고 있다.
천안=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10/
핵심 자원들의 이탈로 다소 김이 샌 캐나다전.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9일 자체 연습경기를 했다. 모든 선수들이 좋았다. 실력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다. 어떤 선수가 나서도 좋은 축구를 보일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슈틸리케 감독은 캐나다전을 통해 무기력했던 이란전 패배의 아픔을 깨끗이 씻겠다는 각오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란전 분석 기록 봤더니 점유율이 58%였다. 상대보다 점유율이 높으면 더 찬스를 많이 만들고 압도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문전 30m 지점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도 나오지 않았다"며 "패스 성공률은 77%였다. 통상 기록 분석해본 결과 85% 내외의 정확도였다. 이란전에선 조금 못 미쳤다. 이런 부분을 개선 해야지만 우리 실력대로 캐나다전을 치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6월 유럽 원정 평가전 이후 5개월만에 A대표팀에 돌아온 왼쪽 풀백 윤석영은 "처음 연락받고 조금 놀랐다"면서도 "몇 분을 뛸지 모르지만 단 1분을 뛰더라도 팀을 위해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훈련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15분 간 공개로 진행됐다. 궂은 날씨에 주축 선수의 다수 이탈로 분위기가 가라앉을 뻔 했던 바로 그 순간, 신태용 코치가 도발(?)에 나섰다. 차두리 전력분석관의 민머리에 송글송글 맺힌 빗방울을 기습적으로 털어내며 큰 웃음을 유발했다. 저항을 포기한 채 신 코치의 습격을 받아들인 차두리 전력분석관 덕분에 훈련은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될 수 있었다.


천안=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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