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령 넘었다' 급한 불 끈 韓日 사령탑

기사입력 2016-11-16 20:52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5일 오후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5차전 우즈베키스탄과 경기를 펼쳤다. 한국이 우즈벡을 상대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눈물을 글썽이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
상암=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11.15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5차전. 경기 종료 휘슬 소리와 동시에 벤치에서 가슴을 졸이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

한국은 후반 40분 터진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의 극적인 역전골로 2대1 승리를 챙기며 환하게 웃었다.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환호성을 지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2위(승점 10점·3승1무1패)로 뛰어올랐다. 9회 연속 월드컵 진출 가능성도 높였다. 월드컵 직행권은 조 1, 2위에만 주어진다. 조 3위는 두 차례의 플레이오프를 통과해야만 월드컵 무대를 밟을 수 있다. 사선(死線)의 경계에 서 있던 슈틸리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급한 불을 껐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반환점을 돌 때 2위 탈환했다는 게 중요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웃나라 일본의 바히드 할리호지치 감독도 미소지었다. 일본은 같은날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B조 5차전에서 2대1로 승리를 챙겼다. 홈에서 승리한 일본(승점 10점·골득실 +3) 역시 2위로 뛰어올랐다.

위기였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경기력 논란으로 경질설에 휩싸였다. 선수들과의 불화설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승부수를 띄웠다. 에이스 혼다 게이스케(30·AC밀란) 등 주축 선수 일부를 제외한 채 선발 명단을 꾸렸다.

홈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일본. 행운도 따랐다. 전반 45분 페널티 지역 내 정면에서 기요타케 히로시(27·세비야)가 시도한 슈팅이 상대 수비수 왼쪽 겨드랑이 부근에 맞았으나 주심이 곧바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기요타케가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하게 찌르며 기선을 제압했다. 일본은 후반 35분 하라구치 겐키(25·헤르타 베를린)의 쐐기골까지 묶어 승리했다.

물론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다. 한국은 2017년 악명 높기로 유명한 중동과 중앙아시아 원정을 치러야 한다. 일본 역시 기술위원회를 열어 할릴호지치 감독의 전술과 리더십 등을 평가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일단 한국과 일본의 사령탑 모두 운명의 분수령을 넘으며 급한 불은 껐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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