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성남 0대0 무승부, 2차전서 운명 가른다

기사입력 2016-11-17 20:57



'천당과 지옥'의 운명은 사흘 뒤로 미뤄졌다.

강원과 성남이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이하 승강PO) 첫판에서 승부를가리지 못했다. 두 팀은 17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PO 1차전에서 0대0 무승부에 그쳤다. 챌린지(2부리그) 4위 강원은 준PO와 PO에서 각각 부산, 부천을 물리치고 승강PO까지 올라섰으나 안방서 가진 1차전을 잡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무승 부진에 시달리다 승강PO까지 밀려난 성남은 승부를 주도했으나 결정력 부족 탓에 2차전을 기약하게 됐다.

성남은 이날 구상범 감독대행이 벤치에서 모습을 감췄다. 포항과의 클래식 최종라운드 패배 뒤 저혈압 증세로 더 이상 팀을 이끌기 힘들다는 뜻을 전했다. 구 감독대행을 보좌하던 변 코치는 어깨 부상 회복 뒤 100% 컨디션에 미치지 못한 황의조 대신 피투를 최전방 원톱 자리에 세우고 이창훈 박용지를 윙어 자리에 배치하는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미드필더 자리엔 정선호 황진성, 볼란치(수비형 미드필더)에는 김두현이 나서는 파격을 택했다. 포백라인엔 최호정 임채민 김태윤 장학영, 골문은 김동준이 지켰다.

최윤겸 강원 감독은 마테우스와 루이스를 최전방에 배치하고 한석종을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 놓는 3-4-1-2를 택했다. 정승용 오승범 서보민 허범산이 미드필드진을 구축했고 안현식 세르징요 이한샘이 스리백, 함석민이 골키퍼 자리를 맡았다.

강원은 공격으로 기선 제압을 노렸다. 전반 9분 서보민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넘었고, 전반 12분엔 마테우스가 페널티에어리어 내 오른쪽으로 침투하며 시도한 오른발슛이 김동준의 손에 걸렸다.

하지만 중원을 장악한 것은 성남이었다. 전반 13분 황진성이 아크 정면에서 시도한 대포알 같은 왼발슛이 크로스바를 가까스로 넘었다. 성남은 노련한 중원 삼각편대와 압박을 앞세워 강원의 패스 줄기를 차단한 채 흐름을 잡았다.

강원은 전반 종료 직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마테우스가 페널티에어리어 바깥 오른쪽 측면에서 얻어낸 프리킥 찬스를 허범산이 왼발 프리킥으로 연결했고, 공격에 가담한 세르징요가 문전 왼쪽에서 헤딩슛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슈팅에는 힘이 없었고 볼은 김동준의 품에 안긴 채 전반전이 마무리 됐다.

후반전에도 팽팽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선수들은 예민해지기 시작했다. 후반 3분 임채민이 경고를 받았고 후반 11분과 15분, 17분엔 이한샘 허범산 오승범이 차례로 경고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승부수를 먼저 던진 쪽은 성남이었다. 후반 17분 김두현 대신 안상현이 투입됐고 후반 21분과 28분엔 피투 박용지를 대신해 김 현과 김동희가 그라운드를 밟았다. 최 감독은 후반 29분 마테우스, 후반 31분 허범산을 불러들이고 마라냥과 장혁진을 내보내며 응수했다.

기다리던 골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양팀 모두 중원 싸움에 치중하면서 찬스 잡기에 사력을 다했으나 위협적인 장면까지 연결되진 못했다. 강원은 후반 39분 한석종의 패스를 받은 장혁진이 아크 왼쪽에서 시도한 오른발슛이 골포스트를 강타하면서 땅을 쳤다. 결국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승부가 마무리 됐다.

승강PO 2차전은 2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다. 두 팀이 이 경기서도 90분 동안 0대0 무승부에 그칠 경우 연장전 및 승부차기를 치르게 된다. 강원이 득점을 하면서 비기면 원정골(종합전적 및 점수가 같을 시 원정팀 득점 우선) 규정이 적용된다.


강릉=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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