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외인 문제' OK저축은행, 대체자 수급도 난항

기사입력 2016-11-17 18:09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시즌 개막 전 트라이아웃서 영입했던 세페다가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더니, 대체로 영입했던 마르코는 15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발목 부상을 했다. 김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에게 전술 지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배구연맹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정말 쉽지가 않습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42)의 푸념이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OK저축은행을 이끌고 두 시즌 연속 V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올시즌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막 이전부터 엇박자가 났다. OK저축은행은 트라이아웃 7순위로 쿠바 출신 세페다를 영입했다. 하지만 세페다는 7월 쿠바대표팀 소속으로 2016년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핀란드 원정을 떠나 사고를 쳤다.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다. OK저축은행은 세페다 영입을 취소했다.

OK저축은행은 마르코(몬테네그로)를 대체자로 선택했다. 그러나 역시 마찰음이 생겼다. 마르코는 수비형 레프트다. 김 감독은 확실한 오픈 루트를 원했다. 맞지 않는 퍼즐이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포기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감독은 팀 선수 구성에서 최대치를 끄집어내야 한다. 맞지 않는다고 해서 되돌릴 수도 없다"며 "어떻게 해서라도 마르코와 함께 가려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감독은 마르코에게 리시브를 맡기고 송희채를 라이트로 옮기는 전술 변화도 시도했다.

단기간에 성과가 나올 리 만무했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어떻게든 있는 자원을 활용해 전력을 극대화하고자 구슬땀을 흘렸다. 하지만 또 다시 문제가 생겼다. 설상가상으로 마르코가 발목 부상을 했다. 김 감독은 "마르코가 15일 현대캐피탈전에서 발목을 다쳤다. 인대 손상"이라며 "참 이렇게 안 풀리나"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결국 마르코와 뜻하지 않는 이별을 하게 됐다. OK저축은행은 전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석진욱 수석코치를 해외로 보내 대체자 물색에 나섰다. 지난 트라이아웃 때 후순위로 찍어뒀던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그 계약 조차 불발됐다. 김 감독은 "여러 상황이 맞지 않았다. 해당 선수 소속 구단과 계약, 가족 문제 등 여러 조건에서 걸렸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현재 팀 상황에 대해 많은 비판이 있다는 것을 잘 안다.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변명으로 들릴 수 밖에 없는 점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나 역시 책임감을 갖고 팀을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선수들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언제쯤 대체 외국인선수를 영입할 수 있을까. 김 감독은 "농담이 아니라 정말 미지수다. 어느 정도 해줄 수 있는 선수만 있다면 바로 데려와야 할 정도로 급한 상황"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고 했다.

한국배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트라이아웃 입단 외국인선수를 시즌 중 다른 선수로 바꿀 시 대체선수 연봉은 기존 선수 잔여 연봉의 150%까지 지급할 수 있다. 다만 상한이 있다. 30만 달러(3억5000만원)다. 김 감독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 포지션 상관 없이 팀에 도움이 될 선수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래저래 시즌 초반 상황이 여의치 않은 디펜딩 챔피언의 현 주소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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