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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입지였다. 지동원(25·아우크스부르크)은 지난 2년 동안 보여준 것이 없었다.
9월 마인츠와의 리그 3라운드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지동원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특히 공격수 핀보가손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에는 원톱으로 경기에 나서 호시탐탐 골을 노렸다.
결실을 맺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10월1일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6라운드 경기에서 0-1로 밀리던 전반 14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환하게 웃었다. 2014년 1월26일 이후 979일 만이자 분데스리가 50경기 만에 맛본 골이었다.
변수가 발생했다. 사령탑이 바뀌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14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슈스터 감독 및 코치진과 결별한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 사령탑 교체라는 변수 앞에 지동원의 입지도 불투명해 보였다.
우려는 기우였다. 지동원은 마누엘 바움 대행 체제에서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 17일 열린 묀헨글라드바흐전을 풀타임 소화한데 이어 21일 열린 도르트문트전에도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주축으로 우뚝 선 지동원은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전반 33분 선제골을 넣으며 환호했다.
경기 뒤 유럽축구통계전문 영국 후스코어드 닷컴은 지동원에게 팀 최고인 평점 7.7점을 매겼다.
리그 16경기에서 3골-1도움을 기록하며 전반기를 화려하게 마쳤다. 올 시즌 치른 포칼컵에서도 '최강'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골을 넣으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최고의 전반기를 보낸 지동원은 잠시 휴식에 들어간다. 그는 후반기 열전을 통해 유럽 진출 이후 한 시즌 개인 최다골에 도전한다. 지동원은 2012~2013시즌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이적 후 개인 최다인 5골을 넣은 바 있다. 묵묵히 견딘 지동원이 후반기에도 기회를 계속 이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