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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된 지 채 한 달도 안 됐지만 국내외 축구계에 걸쳐 거세게 부는 변화의 바람이 매섭다.
국내 축구도 부산하다. K리그는 제11대 프로축구연맹 총재 선거로 한바탕 시끌벅적했다.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도전장을 냈지만 제도권 진입에 실패했다.
뼈아픈 소식도 날아들었다. '아시아 챔피언' 전북 현대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퇴출됐다. 지난해 불거진 심판 매수 의혹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독립기구인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ECB)는 전북의 ACL 출전권을 박탈했다. 전북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 등을 통해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지만 번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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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더 이상 '꼼수'도 통하지 않는다. 국내 축구계도 일신우일신의 정도를 걸어야 한다. 전북의 ACL 퇴출은 충격적인 소식이다. 그러나 예상 범주에 있던 시나리오였다. AFC는 지난해 이미 전북의 '부정'을 심각하게 인식했다. ACL 우승으로 상쇄되는 듯 했지만 주변국들이 줄기차게 이의제기를 하면서 설마가 현실이 됐다.
AFC의 결정은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전북으로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억울한 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빌미를 제공한 것은 전북이다. 때론 2보 전진을 위해 1보 후퇴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뼈를 깎는 자성의 계기로 삼는다면 전북의 다음 그림은 또 달라질 수 있다.
프로연맹도 정상화의 길을 찾아야 한다. 신 교수가 낙마하면서 권오갑 총재의 현 집행부는 한시적으로 유임됐다. 정관에는 '후임 총재가 취임할 때까지 그 직무를 계속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현재 상황은 '기다림'이다. 프로연맹은 총회를 통해 새로운 선거규정을 신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새 규정에는 후보 난립을 막기 위해 기탁금 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총재 선거 입후보자가 없을 경우 총회에서 대의원 추대로 새 총재를 결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새롭게 추가됐다.
올 시즌 K리그는 3월 4일 개막된다. 선거를 통한 정통성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판이 깨질 수도 있다. 누가 총재 선거에 입후보하든 문체부의 승인이 떨어지는대로 하루빨리 비정상적인 상황을 종료해야 한다.
갈 길도 멀고, 할 일도 많다. 축구에는 국경이 없다. 지구촌 축구는 시시각각 변모하고 있다. 그들은 늘 한국 축구를 주시하고 있다. 설날 연휴가 코앞이다. 음력으로도 새해가 시작된다. 더 이상 일탈과 비정상은 용납되지 않는 세상이다. 2017년 한국 축구의 시대적 화두는 '정도'다.
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