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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과학 앞에서 또 무너진 벵거, 반전은 없었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2-16 09:48


ⓒAFPBBNews = News1

'4이언스, 4스날, 4. 16, 16강 과학….'

아스널 앞에 달려 있는 조롱의 수식어다. 아스널은 매 시즌 리그 4위,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에 그친다. 리그 선수를 달리던 중에도, 최악의 위기 속에도 귀신 같이 4위를 유지한다. UCL도 마찬가지다. 어떻게서든 조별리그를 통과한 뒤 꼭 8강 문턱에서 고개를 숙인다. 상대가 강해도, 약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아스널이 또 한번 '16강 과학'에 고개를 숙였다. 아스널은 16일(한국시각) 독일 뮌헨 알리안츠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6~2017시즌 UCL 16강 1차전에서 1대5로 참패를 당했다. 2차전이 남아 있지만, 유럽 최고의 팀 중 하나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로 4골차 이상의 승리를 거둬야 하는만큼 8강행은 사실상 좌절됐다. 특히 현재의 경기력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에겐 답이 없었다"는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의 말대로 최악의 경기였다. 경기 시작 11분만에 아르연 로번에게 선제골을 내준 아스널은 전반 30분 알렉시스 산체스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거기 까지 였다. 후반 들어 참사가 벌어졌다. 후반 8분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11분과 18분 티아고 알칸타라, 43분 토마스 뮐러의 연속골이 터지며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벵거 감독은 경기 후 "후반 막판 25분은 악몽"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대패에 눈길이 가는 것은 벵거 감독의 퇴진론 때문이다. 일부 팬들은 'Enough is enough, Time to go(더 이상은 안 된다. 떠나야 할 시간이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영국 언론에서는 이미 벵거 감독 후임자에 대한 예상을 쏟아내고 있다. 최근 리그에서 부진한 모습으로 우승 가능성이 멀어진 벵거 감독에게 UCL은 반전의 기회였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결과는 완패였다. 이번 패배로 퇴진론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벵거 감독의 말대로 지금 아스널에게는 위기를 돌파할 '답'이 없어 보인다.

벵거 감독은 아스널의 상징이다. 그의 등장과 함께 아스널은 명문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벵거의 존재가 우승 경쟁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매 시즌 지지부진한 선수 영입, 비슷한 경기 패턴에 반복되는 부상 악령, 그리고 언제나 같은 성적표. 팬들은 벵거 감독의 고집에 지쳐가는 모습이다. 아스널이 리그 우승을 거머쥔 것은 벌써 13년 전 기억이다. 과연 이번 패배는 아스널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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