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5·토트넘)이 밀월 팬들의 개념없는 '인종차별' 구호에 눈부신 첫 해트트릭으로 응답했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화이트하트레인에서 열린 토트넘과 밀월과의 2016~2017시즌 잉글랜드 FA컵 8강전에서 영국 진출 후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손흥민의 3골1도움 활약에 힘입어 토트넘은 6대0 대승과 함께 가볍게 준결승에 진출했다.
영국 언론은 이날 손흥민의 해트트릭과 함께 밀월 팬들의 도를 넘은 '인종차별' 응원에 공분했다. 손흥민이 볼을 잡을 때마다 밀월 팬들은 "DVD! DVD!"를 외쳤다. 아시아인들이 노상에서 불법 복제 DVD를 많이 판다는 편견에서 비아냥거리는 속어였다. 이들은 "DVD 3장에 5파운드(He's selling three for a fiver)"라는 구호도 외쳤다. "그는 니네집 래브라도(개의 품종)를 잡아먹는다! 흥민손! 흥민손!(He eats your labrador)"식의 노래도 불렀다. 명백한 인종차별 노래였다. 영국 대중일간 미러지는 "손흥민이 짜릿한 해트트릭으로 토트넘의 FA컵 4강행을 결정짓는 한편, 인종차별 구호를 외치던 멍청한 밀월 팬들을 침묵시켰다. '3개에 5파운드' 구호에 대한 손흥민의 답은 3골, 6대0이었다"라고 썼다.
밀월 팬들의 인종차별 응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ESPN은 '16강에서 레스터시티 역시 밀월 팬들의 (오카자키 신지에 대한 )인종차별적이고 무례한 응원에 대해 FA에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고 썼다.
DVD 인종차별 응원의 역사는 더 오래됐다. 무려 12년전 프리미어리거 설기현의 사례도 언급됐다. '손흥민을 겨냥한 DVD응원은 이미 12년전인 2005년 울버햄턴에서 활약하던 설기현을 향한 바 있다. 2005년 FA컵 64강전 울버햄턴-밀월전에서 밀월 팬들은 DVD 구호를 외쳤고, 역시 설기현의 선제골에 힘입어 울버햄턴이 2대1로 승리했다.' 당시 울버햄턴 주장이었던 폴 인스는 "밀월 서포터들이 경기 내내 설기현을 향해 외친 말 가운데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며 인종차별 응원에 대해 공개 비난했고, 밀월은 "조사해봤지만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며 부인했다. 12년전 A대표팀 코치이자 대선배인 설기현이 골로 말했듯, 손흥민 역시 골로 응답했다.
영국축구협회(FA)는 이날 FA컵 8강 현장에서 불거진 밀월 팬들의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 논란을 인지하고 있으며 경기감독관, 경찰, 양팀 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한 후 조만간 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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