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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의 선택은 경질이 아닌 유임이었다. 대안 부재 속에 축구팬들의 여론과 동떨어진 결정을 했다. 위기의 울리 슈틸리케 한국축구 A대표팀 감독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쪽으로 결정했다.
다수의 축구 전문가들도 팬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으로는 더이상 가망이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축구협회 기술위원들은 시리아전 후 비공개로 한 차례 미팅을 가졌다.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에 실망했다는 쪽의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경질 이후 대체 사령탑을 놓고 고민이 깊었다. 그를 대신할 대체자가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슈틸리케를 뛰어넘을 저명한 외국인 감독을 단시간에 구하기가 어려운게 현실이다. 최종예선 3경기 결과에 따라 A대표팀은 향후 어떻게 될지 누구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외국인 사령탑을 구하기는 어렵다. 결국 토종 구원 투수가 필요한데 이 또한 적임자가 없다.
하지만 전부 핸디캡을 갖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5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을 앞두고 청소년대표팀을 이끌어야 한다. A대표팀을 맡을 경우 일정 기간 '양다리'를 걸쳐야 한다. 허정무 부총재와 김호곤 부회장는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지만 현재 직함이 걸림돌이다. 허 부총재는 현장을 떠난 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다. 또 김 부회장의 경우 축구협회 고위 간부가 구원투수로 지휘봉을 잡는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래저래 시기적인 문제와 대체 후보들의 불가피한 상황이 맞물리며 결국 축구협회는 깊은 고민 끝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슈틸리케 감독을 재신임하돼 잘 할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이다. 이제는 수석코치 등 보완을 통해 개보수를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축구협회와 슈틸리케의 계약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까지로 돼 있다. 그러나 한국이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는 슈틸리케 감독과 계속 갈 수는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