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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전북 영건'장윤호 "AG 출전 꿈...내경쟁력은 프로 경험"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5-31 18:01 | 최종수정 2017-06-01 08:12



"그 골의 지분요? 60%는 (이)승기형, 20%는 (김)신욱이형, 20%는 제 몫이죠."

전북이 믿고 키우는 '1996년생 영건' 장윤호(21)는 K리그 클래식 13라운드 수원과의 홈경기(2대0승) 쐐기골의 지분을 이렇게 나눴다. 느릿한 말투지만 셈은 정확했다.

장윤호는 27일 수원전 후반 5분 급하게 그라운드에 섰다. 슈틸리케호에 발탁된 선배 이재성이 발등 타박상을 호소했다. 1-0으로 앞서던 상황, '신형 엔진' 장윤호가 돌아왔다. 4월2일 서울전(1대0승) 직후 최강희 감독이 "장윤호가 내게 무력시위를 하는 것같다. 저렇게 열심히 뛰는데 안 쓸 수 없다"는 말로 중용할 뜻을 표했다. 이어진 8일 강원 원정(1대1무)에서 선발로 나섰다. 신형민 김보경 이재성 정혁 등 국가대표 미드필더 선배들이 즐비한 1강 전북에서 출전기회를 잡기란 하늘에 별따기, 그토록 간절한 기회가 찾아왔는데, 그만 다쳐버렸다. 오른쪽 허벅지 근육이 찢어졌다. "3~4주 재활에 전념했다. 프로 입단 후 이렇게 오래 쉰 적은 처음이었다. 재활하는 방법, 몸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며 또다른 공부가 됐다"고 했다. "그래도 젊어서 회복이 빠르다고 하더라"며 하하 웃는다.

한 달여만에 돌아온 그라운드, 장윤호의 시즌 첫 골이 터졌다. 후반 11분, 이승기가 태클로 밀어낸 혼신의 패스가 골대 앞 김신욱에게 배달됐다. 김신욱과 수원 수비수들과의 혼전상황, 장윤호를 맞은 볼이 부메랑처럼 다시 장윤호 앞에 뚝 떨어졌다. 천금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체없이 골망을 흔들었다. "신욱이형이 패스를 줄 것같아서 뛰어갔는데 형이 안주더라. 하하. 뺏긴 공이 다시 내 앞에 뚝 떨어졌다. 운이 좋았다."

순식간에 3명이 얽힌 골, 지분 계산은 칼같이 정확했다. 선배 이승기의 헌신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승기형 태클이 60%, 신욱이 형이 20%, 제몫이 20%다. 승기형이 신욱이형의 첫골도 도왔으니 이날 도움 2개 한 셈"이라며 웃었다.

장윤호는 '효율성-가성비 최강' 조커다. 후반 교체 때마다 엄청난 활동량, 도전적인 슈팅으로 틀림없이 변화를 이끌어낸다. 팬들 사이에 지금도 회자되는 2년 전 '전남전 프로 데뷔골'이었던 왼발 슈퍼골도 그라운드에 들어간 지 불과 2~3분 만에 터졌다. 이번에도 부상 복귀 첫 경기, 교체 후 불과 6분만에 골맛을 봤다. 장윤호는 "열심히 뛰어다니다보니 기회가 오는 것같다. 보답을 받는 것같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수원전도 체력이 남아있는 상태이고, 이기고 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골을 넣자'라는 생각보다 이길 수 있도록 '더 많이 뛰자'고 생각하다보니 골운까지 따랐다"고 설명했다.

장윤호의 올시즌 목표는 "최대한 많이 뛰는 것, 공격포인트 5개 이상"이다. 국가대표 꿈도 키우고 있다. '1996년생 센터백' 김민재와 함께 내년 자카르타아시안게임 태극마크를 목표 삼았다. 안방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선 아쉽게도 한 살이 넘쳤다. "국가대표는 모든 선수들의 꿈이다. 일단 내년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것이 목표다. (김)민재와 함께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스물한살 공격수 장윤호의 '동급최강' 경쟁력은 자타공인 '경기 경험'이다. 20세 이하 월드컵 16강 탈락 직후 신태용 감독이 가장 안타까워했던 '프로의 경험'이 장윤호에겐 있다. '전북 유스' 영생고 주장 출신으로 유일하게 프로에 직행한 에이스다. 프로 데뷔는 2015년 6월 17일 울산전, 동기들보다 빨랐다. 누가 보든 안보든 나홀로 웨이트트레이닝하고 개인훈련에 몰입하는 모습을 눈여겨본 최강희 감독이 "쟤는 꼭 기회를 줘야겠다"고 했다는 일화가 전설처럼 내려온다. "올해로 프로 3년차다. 또래들보다 경험적인 부분은 확실히 많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리그를 다 뛰어봤다"고 했다. "무엇보다 전북이라는 좋은 팀에 있는 것이 내 경쟁력이다. 내 자리는 모두 국가대표 형들이다. '국대' 형들과 훈련하며 매일 배운다. 국가대표 훈련과 다를 바 없다. 전북의 국대 형들과 늘 함께 훈련하고 함께 뛰는 것이 나의 경쟁력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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