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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이 하늘에서 도와주신 결과죠."
최명희는 "선수들끼리 솔직히 우승 보다는 즐기자는 생각으로 재밌게 하자고 했다. 그랬더니 오히려 잘 풀렸다"며 "MVP는 나 혼자 잘했다기 보다는 동료들이 노력해서 함께 받은 상이라 생각한다. 팀원들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최명희에게 이번 우승이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창원시청은 지난해 큰 아픔이 있었다. 2006년 창단 이래 팀을 이끈 박말봉 감독이 세상을 떠났다.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박 감독은 거동조차 힘들었지만 끝까지 벤치를 지켰다. 경주한수원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패하고 8일 뒤 박 감독은 하늘나라로 떠났다. 창원시청 선수단은 "우리가 계속해서 이겨서 우승까지 갔다면 더 사셨을 것이다. 우리가 죄인"이라며 고개를 숙였다.
새롭게 부임한 박항서 감독 이야기도 빼놓을 수가 없다. 박항서 감독은 박말봉 감독 후임으로 올 시즌부터 창원시청 지휘봉을 잡았다. 최명희는 "사실 선수들이 길게는 10년 넘게 박말봉 감독 밑에서 뛰었다. 아무래도 적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표팀과 프로에서 큰 성과를 거둔 분께 배운다는 기대도 있었다"고 했다. 박말봉 감독과 박항서 감독은 스타일이 크게 달랐다. 최명희는 "박말봉 감독은 뒤에서 지켜봐주는 스타일인 반면, 박항서 감독은 적극적으로 챙기시는 스타일이다. 경기장에서도 박말봉 감독은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하셨는데 박항서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주문하셨다"고 했다. 하지만 공통점은 있었다. 열정이었다. 최명희는 "우리가 계속해서 우승 근처에서 멈췄다. 박항서 감독이 할 수 있다는 분위기를 심기 위해 많이 강조하셨다. 이번 우승이 그 결과"라고 했다.
내셔널선수권에서 우승의 물꼬를 튼 만큼 이제 리그 우승에 도전한다. 최명희는 "우리가 지금 4위(승점 20)다. 하지만 선두 김해시청(승점 25)과 승점차가 크지않다. 15경기가 남은만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목표는 통합우승이다. 올 시즌에는 반드시 우승의 벽을 넘어서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아마도 이번에도 박 감독님이 하늘에서 도와주실 것"이라고 웃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