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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부 승부수, 7분만에 대전을 울렸다

기사입력 2017-08-23 21:29



변화무쌍한 그라운드엔 정답이 없다.

상대를 아무리 잘 알아도 결과는 정반대인 경우가 수두룩 하다. 이영익 대전 감독이 그렇다. 이 감독은 지난해까지 경남에서 김종부 감독을 보좌했던 수석코치였다. 올해 대전 지휘봉을 잡은 그가 '경남 킬러'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김 감독의 편이었다. 내용은 치열했지만 승부처에서는 경남이 대전을 앞섰다. 누구보다 김 감독의 전략을 잘 아는 이 감독 입장에선 이가 갈릴만 했다.

23일 창원축구센터로 원정을 온 이 감독은 이날 공격의 핵인 크리스찬과 황인범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그는 "경남은 우리보다 한 수 위인 선두팀이다. 앞으로 성남, 부산, 아산 등 강팀들과 잇달아 맞대결이 펼쳐진다. 오늘 경기에 모든 것을 걸 수는 없다. 다가오는 승부를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정력이 좋지만 느린 크리스찬 대신 브루노 이호석을 앞세워 역습을 극대화 하겠다는 노림수였다. 김 감독은 신중했다. "상대가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수비 약점에 대한 분석을 마쳤다. 어려운 승부가 될 것이다."

이 감독의 수가 적중하는 듯 했다. 대전은 전반전에만 두 골을 얻으면서 경남을 압박했다. 브루노와 이호석을 앞세운 대전의 스피드가 경남을 농락했다. 쉬운 공격으로 경기를 풀어가려던 경남은 대전의 역습에 잇달아 구멍이 뚫렸다.

김 감독은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조커 권용현, 7분 뒤에는 배기종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두 차례나 골대를 맞추는 불운을 겪었던 경남은 후반 20분과 22분, 27분 잇달아 득점포를 터뜨리며 순식간에 승부를 뒤집었다. 교체로 내보낸 배기종이 추격골을 넣은데 이어 동점골을 도우며 김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7분 만에 이뤄낸 극적인 역전에 김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후반 35분엔 말컹의 쐐기포까지 터지면서 호쾌한 대역전극이 마무리 됐다. 또 한 번의 패배에 이 감독은 망연자실했지만 "우리가 못했다기보다 경남이 워낙 잘했다. 승리를 가져갈만 했다"고 인정했다. 김 감독은 "연승으로 다소 느슨해진 부분이 있어 정신력을 강조했는데 오늘 전반전에 그런 부분이 드러났다. 앞으로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남은 이날 승리로 6연승을 기록하며 승점 60 고지에 가장 먼저 올랐다. '꼴찌의 반란'을 기대했던 대전은 고질병인 수비불안이 야속할 수밖에 없는 밤이었다.

한편, 부천은 같은날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가진 수원FC전에서 바그닝요의 멀티골에 힘입어 2대1로 이겼다. 안산은 안양에 2대1로 역전승 했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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