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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한국 축구 A대표팀 감독(47)은 국내 축구계에서 '난 놈'으로 통한다. 그는 매사에 자신감이 넘친다. 최선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게 없다는 식이다. 그가 걸어온 커리어를 보면 선수로서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걸 빼고는 웬만한 걸 다 해봤다. 지도자로 변신하고도 국내 정상에 이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경험했다. 대표팀 지도자로서 올림픽팀과 청소년대표팀(U-20)까지 지휘했다.
우즈벡전은 한국 축구와 신 감독의 모든게 걸려 있는 중차대한 매치다. 이기면 자력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다. 비기면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신 감독은 예전과 다른 모습이다. 예전 같은 자신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는 이란전부터 자신의 색깔을 잠시 접어두겠다고 했었다. 이란전 무승부로 팬들의 비난 목소리가 쏟아졌다. 신 감독은 "이란전에서 득점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질책은 받겠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무릎 수술을 받았던 기성용은 이란전을 관중석에서 지켜봤다. 23명의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신 감독은 기성용의 우즈벡전 출전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은 반반이다. 기성용의 경기력이 의문이다. 부상 재발 위험이 있어 기성용을 보호해야 한다. 출전여부는 좀더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또 경고누적으로 이번 우즈벡전에 못 나오는 최철순 공백에 대해서는 "고요한이 메울 수 있다. 다렇게는 포메이션(포백에서 스리백)을 바꿀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올해 FIFA U-20 월드컵에서 한국의 베스트11 노출을 꺼리지 않았다. '패'를 대부분 보여주고 싸웠다.
그러나 그는 이란전에 이어 우즈벡전에서도 정보 노출을 막고 있다. 경기 당일 시작 휘슬이 울리기 1시간전에 베스트11을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신 감독은 우즈벡을 앞두고 '경우의 수'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는 우즈벡전 포부에서 "최소 지지않고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필승하겠다"는 호언장담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대표팀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선 신태용 감독 뿐아니라 누구라도 긴장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타슈켄트(우즈벡)=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