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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POINT타슈켄트]우즈벡전 승부는 여기서 갈린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7-09-04 10:37


신태용 감독과 바바얀 우즈벡 감독 스포츠조선

한국의 현재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은 49위. 우즈베키스탄은 그 보다 15계단 아래인 64위다. 기본 전력치에서 한국이 우즈벡 보다 앞서 있는 건 분명하다. 그러나 한국은 원정이고, 우즈벡은 홈에서 싸운다.

한국은 5일 밤 12시(한국시각) 타슈켄트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우즈벡과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티켓을 놓고 마지막 최종예선전을 치른다.

승부의 변수를 몇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번째는 홈과 원정 차이다. 원정인 한국이 유리하지 못한 상황이다. 데이터(수치)가 꼭 맞는 건 아니지만 한국은 이번 최종예선 원정에서 1무3패로 아직 승리가 없다. 이란(0대1) 중국(0대1) 카타르(2대3) 원정에서 모두 졌다. 시리아와는 무득점으로 비겼다. 또 한국은 최근 두 차례 우즈벡 원정 A매치에서 2대2(2012년 9월11일)와 1대1(2005년 6월3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반면 우즈벡은 홈에서 매우 강한 팀이다. 관중 3만4000명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싸울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우즈벡의 최근 홈 패배는 2016년 10월 6일 이란전(0대1)이었다.

두번째는 측면 싸움이다. 한국과 우즈벡 둘다 상대의 측면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잘 공략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먼저 우즈벡이 즐겨 사용하는 공격루트는 데니소프(왼쪽 풀백)와 쇼무로도프(왼쪽 측면 미드필더) 쪽이다. 둘다 스피드가 빠른 편이고, 크로스 능력도 좋다. 우즈벡은 밀집 수비에서 빠른 역습으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힐 것이다. 이때 주로 왼쪽 측면을 파고든 후 중앙에서 승부를 보는 루트가 승부수가 될 공산이 크다.

신태용호도 상대 밀집 수비를 무너트릴 때 중앙 공격만으로는 역부족이다. 결국 측면으로 공이 나간 다음 수비진의 간격이 벌어져야 중앙에서 찬스를 얻을 수 있다. 우즈벡은 한국 공격수들에게 최대한 공간을 내주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손흥민 황희찬은 움직임이 빠르지만 공간이 없을 경우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어려운 공격수들이다. 따라서 둘의 스피드를 이용하고 싶다면 이들에게 정확한 '택배' 크로스를 연결할 패스 마스터가 있어야 한다. '왼발의 달인' 염기훈이나 기성용 같은 중장거리 패스가 정확한 선수를 말한다.


제파로프와 이동국 스포츠조선

마지막은 '마무리' 능력이다. 백전노장 이동국(38)은 이번 우즈벡전에선 "첫 찬스를 잘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예상했다. 우즈벡은 더이상 약팀이 아니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최종예선 당시 최용수에게 융단폭격을 맞은 그런 팀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 수비진이 안정돼 있다. 이스마일로프가 중심이 돼 안정된 포백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 최종예선 9경기에서 7실점했다.

우즈벡의 약점은 6골을 기록한 공격력이다. 우즈벡은 세르게예프와 제파로프가 투톱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제파로프가 살짝 뒤에 선다. 세르게예프는 골결정력이 약하고, 제파로프는 체력 소모가 많아 풀타임을 뛰기 어렵다.

한국도 원정에서 밀집수비를 펼치는 상대 공략에 여러번 고전했다. 그동안 적은 찬스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집중력이 부족했다. 득점이 용이한 세트피스와 중거리슛을 잘 활용해야 한다. 세트피스는 여러개를 준비하는 것 보다 확실한 몇개를 숙지하고 나서는 게 더 낫다. 또한 찬스가 날 때마다 과감히 때려야 한다. 슈팅을 아끼는 건 절대 미덕이 아니다.


타슈켄트(우즈벡)=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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