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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타슈켄트]A대표팀의 1년 발자취, 방심→불안→분노→초조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7-09-05 08:29


슈틸리케 감독과 신태용 감독 스포츠조선

1년의 시간이 쏜살 처럼 지나갔다. 한국 축구 A대표팀의 지난 1년은 한마디로 '다사다난' 그 자체였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종착역'에 도달했다. 2016년 9월 1일 중국전을 시작으로 총 10번의 맞대결. 우즈베키스탄 원정이 긴 여정의 끝이다.

1년을 돌이켜봤을 때 최종예선을 임하는 자세가 좀 안이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최종예선을 시작하기 전까지 순항했다. 약체들을 상대로 '어린 아이 손목 비틀기'를 했다. A대표팀의 부족한 부분이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최종예선에서 좀 강한 상대를 만나자 대표팀의 약한 연결고리가 흔들렸다.

최종예선전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첫 중국전, 3-0으로 크게 리드하며 화려한 출발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청용 구자철의 골에 이어 상대 자책골 행운까지 이어졌다. 방심은 후반 2실점으로 이어졌다. 3대2로 힘겹게 첫승. 그리고 5일 만에 치른 2차전, 시리아와의 중립경기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 수 아래 시리아를 상대로 원정도 아닌 중립경기서 승점 1점은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비겼지만 한국으로선 손해가 막심한 시리아전이었다.

한달 후 치른 카타르와의 3차전. 3골을 넣었지만 다시 2실점. 3대2 신승이었다. 그리고 떠난 이란과의 원정 4차전. 태극전사들은 원정팀들의 무덤인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무기력했다. '유효슈팅 0개'란 오명을 남긴 원정이었다. 결과적으로 0대1 패배. 축구팬들은 슈틸리케 감독의 지도력에 실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다. 무엇보다 A대표팀의 경기력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2차예선 때보다 수비가 크게 흔들리면서 실점이 급격하게 늘었다. 2016년 11월 1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홈경기서 힘겹게 2대1 역전승하면서 반환점을 돌았다.

올해 들어 A대표팀의 행보는 더 숨가빴다. 3월 23일 중국 원정에서 0대1로 졌다.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들끓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식으로 막았다. 5일 후 치른 시리아전, 홍정호의 결승골로 가까스로 1대0 승리를 거뒀지만 경기 내용은 별반 좋아진 게 없었다. 이용수 기술위원장 주재로 기술위원회가 논의한 끝에 슈틸리케 감독에게 기회를 더 주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비난을 일단락시킨 후 2개월여의 시간이 흘렀다. 6월 13일 카타르 원정, 태극전사들은 2대3으로 졌다. 문제로 지적받았던 공격은 살아났지만 이번엔 수비가 와르르 무너졌다. 더이상 볼 것도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과의 계약을 중단, 경질했다. 그리고 슈틸리케 감독을 영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이용수 기술위원장(현 부회장)도 동반 사퇴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는 이용수 후임으로 김호곤 부회장을 기술위원장에 앉혔다. 김호곤 새 기술위원장은 젊은 기술위원회를 새로 꾸렸고, 새 사령탑으로 신태용 감독을 선택했다. 신 감독은 8월 31일 이란과의 홈 데뷔전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란 선수가 한명 퇴장 당해 수적 우위에 있었고 6만 관중의 응원까지 받았지만 무득점, 승점 1점에 그쳤다. 승리했더라면 월드컵 본선 9회 연속 진출을 이룰 수 있었던 아쉬운 경기였다. 그리고 신태용호는 타슈켄트로 이동, 우즈벡과 마지막 최종전을 갖는다.


타슈켄트(우즈벡)=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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