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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류 가능성? 에이 그건 나중에 할 이야기지!"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광주에 온 뒤 전북, 제주에 2연패를 했다. 특히 제주전은 뼈 아팠다. 상대 선수 1명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음에도 0대1로 패했다. 김 감독은 "제주전 끝나고 선수들에게 무슨 할 말이 더 있나. 선수들은 최선을 다 했다. 물론 아쉽긴 하지만 그건 선수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 시즌 8위를 기록, 팀 창단 이래 최고 순위에 내질렀던 광주의 환호성은 온데 간데 없다. 깊은 잠에 빠져있다. 7월22일 전남전 2대1 승리 후 내리 5연패를 당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영입한 완델손, 맥긴 효과도 미미하다.
10일 김 감독의 광주가 부담스러운 인천 원정길에 나섰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승부. 김 감독은 경기 전 "지금 승리와 패배가 중요한 건 아니다. 물론 이기면 제일 좋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최대한 펼치는 것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경기는 0대0 무승부로 끝났다. 결과적으론 김민혁 공백이 컸다. 최전방으로 투입되는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몇 차례 기회는 있었지만 마침표도 찍지 못했다. 김 감독은 팔짱을 낀 채 경기를 지켜봤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광주 선수들은 모두 고개를 떨궜다. 승점 1점은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무승부 보다 고개 숙인 선수들을 더 아쉬워했다. 김 감독은 "사실 지금 상황에서 전술과 전략은 큰 의미가 없다"며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잔류 가능성에 대해선 "그건 나중에 할 이야기"라고 손사래 치면서도 "그런데 무조건 잔류한다. 그렇게 만들 것이다. 너무나 힘들어서 그렇지 할 수 있다"고 했다. 지독한 부진에도 '승부사'의 눈은 밝게 빛났다. 과연 김 감독은 광주를 구원할 수 있을까.
인천=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