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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정몽규 회장)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은 '히딩크 광풍'을 맞았다. 2002년 월드컵 4강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71)이 한국 축구를 돕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다수의 네티즌들이 현 신태용 감독 대신 히딩크를 감독으로 모셔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축구협회는 A대표팀의 경기력에 따라 웃고우는 조직이다. 협회를 향한 축구팬들의 여론은 지난 1년 아시아최종예선 과정에서 급격하게 나빠졌다. 슈틸리케 감독 아래서 A대표팀은 아슬아슬한 곡예 줄타기를 탔다. 시리아와의 중립경기에서 비겼고, 이란, 중국, 카타르 원정에서 연달아 졌다. 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하라"는 여론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지난 6월에야 결단을 내렸다. 월드컵 본선 직행이 위험 수위에 처한 상황에서 사령탑을 신태용 감독에게 맡겼다. 신태용 감독은 이란전(0대0) 우즈벡전(0대0)을 연달아 비긴 끝에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축구팬들은 본선행에 만족하지 못했다. A대표팀의 부진한 골결정력과 공격력 그리고 신 감독의 지도력에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팬심을 주도하는 인터넷 댓글에선 축구협회에 대한 불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축구협회의 A대표팀 감독 선임, 대표 선수 선발 등 모든 일 처리 방식과 결과에 불만을 쏟아내며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히딩크 변수'가 불쑥 튀어나왔다. 히딩크 향수에 젖어 있는 팬심이 폭발했다. 히딩크 감독은 15년 전 한국 축구에 월드컵 4강이라는 큰 업적을 남긴 영웅이자 또 명예시민이기도 하다. 팬들은 히딩크 감독이 하락세에 있지만 그래도 지금 축구협회 수뇌부와 신태용 감독 보다 낫다고 주장한다. 마치 히딩크를 '적폐'인 축구협회를 단칼에 날려버릴 수 있는 해결사로 옹립하자는 것 처럼 들린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