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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러시아)=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산 하나는 넘었다. 하지만 만족보다는 실망이 더 컸다. 이제 진정한 큰 산을 앞두고 있다. 시간도 별로 없다. 초심으로 돌아가 착실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신태용호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의 출사표였다.
한국은 최종예선 10경기에서 4승3무3패(승점15)를 거뒀다. 조2위로 월드컵에 진출했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결국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앞두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됐다.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마지막 2경기에서 2무를 거뒀다. 월드컵 출전에는 성공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기성용도 이같은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최종예선 기간동안)여러가지 부분에서 미흡한 점이 많았다"면서 "월드컵에 만날 상대는 우리보다 더 개인기량이 뛰어나다. 조직적으로 커버하지 않으면 쉽지 않다"고 했다. 또한 "최종예선에서는 심리적으로 부담도 있었다. 아무래도 결과가 좋지 않다보니 조급해졌다. 또 더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위축되기도 했다"면서 "핑계가 될 수는 없지만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책임감도 입에 올렸다. "지금 팀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않다"고 말한 그는 "최종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많은 분들이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저희들이 부족했다"고 했다. 이어 "잘했으면 논란이나 말들이 안나왓을 것이다. 선수로서 안타깝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대표선수로서 당연히 좋은 경기를 보여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최종예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여러번 다짐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앞으로도 팬분들이나 지원해주시는 분들에게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할 지 모르겠다"고 부족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들과 팬분들이 다시 응원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온전히 저희들에게 달려있다. 말로 이러쿵저러쿵하기보다는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대표팀에 헌신하겠다. 그러면 응원을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로서 경기장 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다짐했다.
몸상태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다고 했다. 그는 "팀훈련을 일주일 정도 했다"면서 "2군 경기에 나와 60분을 뛰었다. 100% 몸상태는 아니다. 그래도 무릎에 통증은 없다. 내 입장에서는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 몸은 계속 올라올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