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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전의 화두는 역시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은 A대표팀만 오면 작아진다. 지난 모로코전에서 득점에 성공하며 A매치 8경기 연속 무득점에서 벗어났지만, 필드골이 아닌 페널티킥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0월 유럽 원정 2연전에서 '손흥민 활용법'으로 2선 공격수들의 무한 스위칭을 기본으로 한 '프리롤' 카드를 꺼냈지만, 큰 성과는 없었다. 볼을 잡는 횟수는 늘었지만, 속도를 붙여야 신바람을 내는 손흥민의 템포를 살려주지 못했다.
신 감독은 이 힌트를 대표팀에 적용시켰다. 신 감독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했다. 손흥민은 그 기대에 100% 부응했다. 스트라이커로 나서 2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전반 11분 권창훈의 패스를 받아 침착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대표팀의 붉은 유니폼을 입고 10경기만에 터뜨린 필드골이었다. 후반 15분에는 최철순의 스루패스를 받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그 보다 더 주목할 것은 움직임이었다. 지난 경기들에서 정적인 상태로 볼을 받았던 손흥민은 움직이면서 볼을 받았다. 눈에 띈 것은 동선이었다. 손흥민과 함께 투톱으로 나선 이근호가 주로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를 끌어내면 손흥민이 가운데로 침투했다. 주로 왼쪽에서 가운데로 이동하는 손흥민의 기호까지 맞췄다. 손흥민이 움직이면 좌우에 포진한 이재성, 권창훈, 그리고 기성용이 지체없이 볼을 보냈다. 공격에 가담한 김진수와 최철순도 손흥민이 속도를 붙이면 빠르게 볼을 전달했다. 기어가 올라간 손흥민은 역시 위협적이었다.
후반 이정협으로 파트너가 교체된 후에는 섀도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보다 직접적인 움직임을 펼쳤다면 후반에는 뒤로 돌아가는 움직임이 더 많았다. 2선에서 공격 작업에 관여하기 보다는 골을 넣는 움직임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전반과 후반, 파트너와 상관없이 모두 위협적이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중앙으로 이동한 손흥민은 직선적인 움직임을 통해 속도를 높였고, 기회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어김없이 마무리했다.
신 감독이 토트넘 경기를 보고 힌트를 얻은 손흥민 중앙 카드는 의심할 여지 없는 대성공이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