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현장에서]소통, 열정으로 뜨거워진 김봉길호 1차 오디션

기사입력 2017-12-04 17:52




"영욱아, 안 힘들지?"

창원축구센터 복도를 지나가는 조영욱(고려대)의 모습이 보이자, 김봉길 23세 이하(U-23) 감독이 친근하게 말을 건냈다. 조영욱도 눈을 마주치며 김 감독과 대화를 이어나갔다. "저는 형들 보좌하는걸로 만족해요", "그럼 U-23 챔피언십에 안가도 되겠네?", "에이~ 그건 안되죠." 소집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제법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1일 소집된 김봉길호에는 김 감독 특유의 소통 바이러스가 벌써부터 가득 퍼져 있었다. 3일 광운대와의 첫 연습경기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바로 '소통'이었다. 선수들은 경기 중 입을 닫지 않았다. 또래 대표팀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엄연히 지금은 오디션 기간이다. 김 감독은 지난달 22일 내년 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을 대비한 1차 소집 명단 38명을 발표했다. K리거와 대학생, 해외파가 총망라됐다. 황인범(대전)과 최경록(장트파울리)이 소집 직전 입대와 소속팀 일정으로 아쉽게 함께하지 못했지만 대신 한찬희(전남)와 두현석(연세대)이 뽑혔다. 첫날과 둘째날 가벼운 패싱게임과 슈팅훈련으로 몸을 푼 38명의 선수들은 3일부터 본격적인 경쟁에 나섰다. 김봉길호는 9일까지 창원에서 훈련한 후 12월 13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제주도에서 진행될 2차 소집 멤버 25명을 추리게 된다.

삭막하고 냉정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분위기는 활기차고, 따뜻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물론, 선수의 얼굴에는 시종일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좋은 플레이에는 박수가 터졌고, 선수들끼리 서로 격려의 말을 건네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임시 주장이 된 황현수(서울)는 "김독님이 참 편하게 해주신다. 그래서인지 초반인데 벌써 분위기가 좋다"고 웃었다. 김 감독 역시 "선수들 얼굴도 빨리 외웠다. 선수들이 부담을 갖지 않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경쟁은 경쟁이다. 특히 U-23 챔피언십은 내년 8월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의 전초전이다. 여기서 눈도장을 찍어야 아시안게임 명단에 들 수 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너무 열심히 한다. 오히려 훈련 강도를 낮춰야 할 정도"라며 만족감을 보였다. 실제 선수들도 연습경기임에도 불구하고 공을 따내기 위해 몸을 날렸다. 황현수는 "여기 있는 모두가 간절할 것이다. 그래서 다들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했다. '막내' 조영욱도 "배우는데 주력하고자 하고 있지만 욕심이 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U-23 챔피언십에 대한 윤곽은 이미 나와 있다. 김 감독은 4-3-3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정했다. 물론 다양한 옵션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감독은 "4-3-3이 지금 선수 구성과도 맞고 전체적으로 다른 전술적 변화를 주기에도 좋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했다. 2차 소집 명단을 고르는 자리인 만큼 본격적인 전술 훈련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선수들이 전체적인 이해도가 높아 만족스럽다.

이제 남은 것은 선수 선발이다. 하지만 선수들이 열심히 하면 할 수록 김 감독의 머리는 아프다. 13명을 돌려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수들의 기량이 전체적으로 고르다. 확실히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다면 고민이 덜할텐데,기량에 큰 차이가 없다. 김 감독은 "지금 몸상태가 좋은 선수들을 뽑아야 할지, 아니면 더 나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를 뽑아야 할지 고민이다. 매일 코칭스태프들과 토론을 하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김봉길호는 활발한 움직임 속에 3일에 이어 4일 광운대와의 연습경기에서도 승리를 따냈다. 김 감독은 "일단 선수들이 다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상의 기량을 낼 수 있는 선수들을 잘 선발해 U-23 챔피언십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창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