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드필더 손준호(25·포항 스틸러스) 이적 파동은 잠잠했던 K리그 겨울 스토브리그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전도유망한 손준호를 두고 빅클럽 전북 현대와 재도약을 노리는 수원 삼성이 싸우는 모양새가 돼 버렸다. 그 사이에 원소속팀 포항, 그리고 두 명의 에이전트가 얽혀 있다.
마음이 상한 에이전트 B는 전북 구단에 손준호 계약기간으로 '1+1'을 요구했다. 전북 구단은 이적료 10억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군문제가 해결된 손준호를 최소 1년 보유하는 조건을 수용하기 어려웠다. 전북은 손준호 측과의 세부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선수 본인과의 접촉도 원활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 삼성이 손준호 영입에 뛰어들었다. 에이전트 B가 포항과 수원 두 구단의 다리를 놓았다. 이적료는 전북이 제시한 금액과 다르지 않았고, 선수 세부 계약은 수원 쪽 조건이 더 유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손준호 이적 파동은 지난달 28일 스포츠조선의 단독 보도로 전모가 드러났다.
한 법률전문가는 "전북과 포항 구단의 합의서 효력을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손준호와 포항의 계약은 1년 남았다.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아니다. 따라서 손준호는 포항 구단의 자산이다. 포항이 전북 구단과 이적에 합의했고, 또 '원소속팀(포항) 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이적할 경우 선수가 거부할 수 없다'는 프로축구연맹 선수 규정 제23조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원 구단이 지금 상황에서 손준호 이적을 더 진행시키기는 쉽지 않다. 분쟁 조정까지 가더라도 승산은 높지 않다. 결국 손준호 측과 전북 구단이 세부 협상을 다시 시작해서 원만하게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