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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웸블리(영국 런던)=조성준 통신원]날카로운 크로스 그리고 그를 위한 맞춤 부분전술. 토트넘이 아스널을 잡아낸 키포인트였다.
경기 초반은 매우 팽팽했다. 두 팀 모두 팀에서 활용 가능한 최고의 베스트 11으로 펼친 경기 다웠다. 누가 우세를 점한다고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경기였다. 두 팀 모두 빠른 템포로 공격을 전개하며, 상대 수비의 허점을 찾으려고 애썼다. 토트넘은 왼쪽, 아스널은 오른쪽을 특히 집중 공략하며 공격을 펼쳤다. 하지만 날카로운 공격만큼 양 팀의 수비 역시 탄탄했다. 9만명에 가까운 관중들이 내뿜는 뜨거운 분위기에도 양 팀의 수비수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 시작 후 연이어 올라온 크로스들을 무리 없이 처리해내며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맞는 경우는 없었다.
▶크로스 그리고 손흥민의 위치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손흥민은 평소보다 더욱 눈에 띄게 측면으로 벌려 움직였다. 거의 터치라인에 가까운 위치에 자리를 잡고 볼을 받았다. 경기 초반부터 수 차례 일대일 돌파를 시도했고, 이로 인해 아스널의 오른쪽 수비수인 베예린은 자연스럽게 측면을 경계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는 첫 번째 골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토트넘이 볼을 돌리던 중, 외질이 쉽게 벗겨졌고 벤 데이비스가 조금 낮은 위치에서 볼을 잡았다. 하지만 라인 끝까지 벌려 있는 손흥민을 확인한 베예린은 쉽게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이로 인해 벤 데이비스는 넓은 공간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정확한 크로스를 올릴 수 있었고, 이를 케인이 완벽하게 마무리 했다. 첫 골 직후에 나온 케인의 또 다른 헤딩 찬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측면을 신경 쓰느라 몬레알은 쉽게 전진하지 못했고, 이는 또 한 번의 여유 있는 얼리 크로스로 이어졌다. 같은 포메이션과 멤버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차이를 준 부분 전술로 압도적인 경기를 가져간 토트넘은 스코어 그 이상의 경기를 보여주며 승리를 가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