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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삑~'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었다. 배수의 진을 쳤다. 안양은 알렉스, 브루노, 마르코스 등 외국인 선수 세 명을 선발로 내세웠다. 앞선 11경기에서 단 8골만 허용한 '짠물수비' 광주를 공략하기 위한 강구책이었다. 이제 막 부상에서 돌아온 최재훈까지 선발 명단에 넣었다. 고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는 베스트다. 더 이상은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간절한 바람과 달리 초반 상황은 좋지 않았다. 안양은 전반 21분 선제골을 내줬다. 광주의 지우가 안양 수비의 공을 빼앗아 나상호에게 건넸고, 볼을 받아든 나상호가 득점에 성공했다. 반면 안양의 슈팅은 번번이 상대 골문을 빗나갔다. 0-1로 밀린 채 전반을 마쳤다.
수적우위도 점했다. 안양은 후반 20분 김영찬이 광주 정영총의 파울에 쓰러졌다. 경고 1장이 있었던 정영총은 또 한 장의 옐로카드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여러모로 유리한 상황. 안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알렉스가 또 한 골을 터뜨렸다. 알렉스는 상대 수비와 골키퍼의 미스 커뮤니케이션으로 생긴 실수를 놓치지 않고 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기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광주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후반 29분 나상호의 패스를 받은 두현석이 혼전 상황에서 골을 기록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졌다. 지키려는 안양과 뚫으려는 광주. 양팀 선수들은 몸을 아끼지 않고 경기를 펼쳤다.
치열했던 전후반 90분이 끝났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리에 경련이 느껴질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경기장을 찾은 2368명(유료 1976명)의 목소리도 더욱 커졌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렸다.승리의 여신은 안양을 향해 웃었다. 지독히도 멀게만 느껴졌던 승점 3점. 안양은 올 시즌 12번의 도전 끝에 광주를 3대2로 꺾고 눈물의 승리를 거머쥐었다.
안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