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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역습이 독일을 집어삼켰다.
특히 높게 전진하는 오른쪽 윙백 요슈아 킴미히의 뒷 공간은 멕시코의 전략적 요충지였다. 멕시코는 그곳을 3자 움직임을 통해 공략했다. 먼저 수비에서 한 번에 넘겨준 패스를 최전방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지켜내며 원터치로 내주고, 카를로스 벨라가 폭발적인 드리블로 전방으로 이동했다. 이후 오른쪽으로 에르난데스가 빠르게 이동하며 수비를 분산시켰다. 그때 발생한 왼쪽 공간에서 이르빙 로사노가 기회를 잡았다.
전방의 벨라는 빌드업의 기점이 되며 전진패스를 투입하는 토니 크로스를 집중 마크했다. 이를 통해 멕시코는 독일의 빠른 전진 패스를 무력화 시키며 전방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한편 앞 선 위치의 에르난데스에게는 수비적 임무가 크게 주어지지 않았다. 철저히 전방에 집중했다. 수비 시, 하프라인에서 맴돌며 역습 타이밍만을 노렸다. 때문에 에르난데스와 벨라의 바디 쉐이프(BODY SHAPE·볼을 받기 전 몸의 형태 및 방향)는 항상 전방으로 향해있었다. 반면에 독일은 전방이 아닌 측면 혹은 후방을 향하는 패스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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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는 점유율 축구를 버리고 효율적인 전략으로 독일에 완벽히 대비했다. 수적 열세와 실점의 위험이 존재하는 자기 지역을 의도적으로 떠나며, 이후 빠르게 서포트했다. 그 과정에서 효율적인 역할 분배는 공격 작업에 힘을 더했다. 여기에 자미 케디라와 크로스의 늦은 수비 복귀는 멕시코의 공격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었다.
실제로 현재까지 진행 된 조별리그에서 상대적 약팀으로 평가된 이란과 아이슬란드, 그리고 멕시코는 '선수비 후역습'을 통해 결과를 얻어냈다. 여기서 공통점은 선수들 개인의 '성실한 역할'이 모여 '팀'으로 기능했다는 점이다. 지지 않으며 효율을 높이는 축구는 상대적 약팀으로 분류되는 팀의 필연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
모든 전술이 모이는 월드컵에서 '이 전술'은 결과를 내고 있다. 특히 독일을 잡아내며 이변을 일으킨 카를로스 오소리오 감독의 전술은 더욱 빛났다. 더 나아가 '전진'이라는 목적이 있는 '후퇴'는 방법을 넘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한국은 24일 멕시코와 경기를 치른다. '전술'로 무장한 멕시코에 맞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박경훈 전주대 교수, 전주대 축구학과 분석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