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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르Live] 마지막에 웃은 황희찬 "이번 대회로 많이 배우고 성장했다"

기사입력 2018-09-02 12:17


1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우승이 확정된 후 한국 손흥민이 황희찬과 태극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보고르(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01/

황희찬(22·잘츠부르크)이 마지막 순간 천금 같은 결승골로 웃었다.

황희찬은 1일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기록했다. 한국이 1-0으로 앞선 연장 전반 11분 코너킥 기회에서 손흥민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왼쪽 골망을 갈랐다. 일본은 연장 후반 10분 우에다 아야세의 헤딩으로 추격했지만, 끝내 한국이 이겼다. 황희찬은 대망의 결승전에서 첫 필드 골을 기록했다. 부진으로 마음고생을 했을 법도 하지만, 황희찬은 결국 마지막에 유종의 미를 거뒀다.

황희찬은 이번 대회에서 계속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부진하던 그는 지난달 27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섰다. 3-3으로 맞선 연장 후반 12분 황의조가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키커를 자청했다. 주장 손흥민이 킥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황희찬이 자신 있는 표정으로 다가왔다. 손흥민은 흔쾌히 양보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던 후배 황희찬을 돕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를 믿었다. 황희찬은 공을 골문 오른쪽으로 차 넣으며, 대회 첫 골을 기록했다. 그 순간 대표팀은 환호했다. 황희찬은 유니폼 상의를 벗는 세리모니를 했다.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검지를 입에 갖다 댔다. 세리모니의 의미에 대해서도 온갖 추측이 흘러 나왔다.

그랬던 황희찬이 마지막 순간 한국의 우승에 기여했다. 김학범 감독은 베트남과의 4강전,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연달아 황희찬을 선발 출전시키며 신뢰를 보냈다. 그 믿음에 보답했다.


1일 오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가 열렸다. 연장 접전끝에 일본에 승리하며 금메달을 딴 한국 황희찬 등 선수들이 시상식에서 환호하고 있다
보고르(인도네시아)=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2018.09.01/
황희찬은 "경기가 끝나마자 가족들과 지금까지 함께 고생해 온 팀원들이 제일 먼저 생각났다"면서 "모든 것을 보여줬다고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우리가 목표했던 바를 이룰 수 있어서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가족들에게 고맙고, 특히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감사한다. 사랑한다. 마지막으로 끝까지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들께도 너무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황희찬은 이날 골을 터뜨린 후 '산책 세리모니'를 했다. 지난 2010년 박지성이 일본전에서 골을 터뜨린 후 일본 관중들 앞을 여유롭게 뛰어 다닌 그 세리모니였다. 황희찬은 "선수들 하고 같이 춤을 추기로 했었는데 마침 산책 세레모니가 생각나서 산책 세리모니를 먼저 하고 같이 다시 춤을 췄다"고 되돌아봤다.

이제 금메달로 황희찬의 앞길은 활짝 열렸다. 그는 "지금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 아직 믿기지 않고 꿈만 같다.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 지원스태프, 코칭스태프 모두 힘든 순간을 함께 이겨내서 더 빛나는 금메달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비록 이번대회는 끝났지만 아직 우리는 어리고 젊기에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 또한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보고르(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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