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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의환향' 박항서 "높아진 기대감, 부담되지만 즐기며 도전한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09-06 09:03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항서 감독이 입국장을 나와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9.06/

박항서 베트남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박항서 감독이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9.06/

베트남 축구 영웅' 박항서 감독이 금의환향했다.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은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을 사상 첫 4강으로 이끈 뒤 휴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박 감독은 귀국 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국민들이 베트남 축구에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베트남 축구에 발자취를 남겼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선수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즐기면서 도전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박 감독은 베트남에서 축구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뒤 팀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선수비 후 역습 전략으로 여러 차례 강팀들을 무너뜨렸다. 특히, 베트남은 지난 1월 중국에서 열린 2018년 AFC U-23 챔피언십에서 이라크, 카타르 등을 꺾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 아쉽게 우즈베키스탄에 패했으나,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박 감독의 인기는 치솟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바레인 등을 꺾고 팀을 아시안게임 처음으로 4강에 올려놓았다. 준결승전에선 한국을 만나 끝까지 고군분투했다.

UAE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했지만, 놀라운 성과였다. 박 감독은 베트남으로 돌아간 뒤 큰 환영을 받았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박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 그리고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들을 정부 청사에 초대해 성과를 치하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박 감독은 당분한 휴식을 할 계획이다. 다음은 박 감독과의 일문일답.
인천공항=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한국에 입국한 소감은.

▶특별하게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아침 일찍 반갑게 맞이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조국에 잠시 오게 된 것도 감사하다. 아시안게임에서 국민들이 베트남 축구에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베트남 열기가 엄청 났다고 한다. 지난 1월과 비교하자면.

▶1월 중국 대회보다는 정부에서 동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자제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도 베트남 국민들은 굉장히 반겨주셨다.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도 얻었다.

▶베트남에서 작은 성적을 거둬서 히딩크 감독님과 비교하는데, 사실 부담스럽다.

-2002년에 이어 4강 신화를 이뤘다.

▶특별한 느낌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 한다는 생각으로 했다. 메달을 못 땄지만, 50년 이상 만에 처음 4강에 진출한 것으로 안다. 베트남 축구에 발자취를 남겼다고 생각한다.

-베트남 국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많이 받았을 것 같다.

▶신문이나 방송에 많이 나오는 건 알고 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감사함의 표시를 한다.

-단기간에 베트남이 감독님의 축구를 빨리 받아들일 수 있었던 원동력은.

▶10월 25일이면 1년이 된다. 나 혼자는 할 수 없었다. 한국인, 베트남 코치들 등 스태프들이 있다.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 해줬다. 선수들도 내가 관여하는 부분에서 잘 따라줬다. 그래서 결과가 날 수 있었다.

-국내에서의 일정은.

▶20일 정도에 영국 런던으로 갔다가 베트남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스즈키컵 준비는.

▶경기를 다 봤기 때문에 선수 명단만 제출하면 된다. 어느 정도 준비된 상태다. 발표하고 훈련만 하면 될 것 같다.

-베트남에서 연장 계약 얘기도 나오는데.

▶선수들과 즐겁고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 연봉 문제는 감사함의 의미라 생각한다.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일하고 있다.

-베트남 축구만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면.

▶한국 축구과 비교하기는 어렵다. 항쟁심, 목표 의식이 강하다. 함께 하려는 의지도 강하다. 그런 부분이 장점이라 생각한다. 기술적으로는 아직 많이 노력해야 한다. 나름대로 민첩성, 짧은 패스 연결에서 좋은 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훈련한다고 들었다. 어떻게 성사됐는지.

▶베트남 축구협회에서 노력해줬다. 스즈키컵 준비하면 리그가 종료된다. 10월 17일부터 열흘 간 파주 NFC에서 훈련할 예정이다. K리그 경기가 있기 때문에 1.5군 정도의 팀들을 상대로 두 차례 정도 비공식 경기를 하고 돌아갈 생각이다.

-스즈키컵도 동남아에서 큰 대회다. 기대감이 많이 높아졌는데 아직 배가 고픈가.

▶가면 갈수록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아시안게임은 사실 베트남 내에서도 기대를 하지 않았다. 기대 이상으로 해줬다. 중요한 스즈키컵 대회가 있다. 기대를 많이 하고 계신다. 부담도 되지만, 걱정한다고 될 건 아니다. 즐기면서 도전해야 한다.

-아시안게임 4강의 성적을 기대했었는지.

▶대회에 나가기 전에 문체부 장관님과 미팅 시간이 있었다. 아시안게임은 예선만 통과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셨다. 대부분이 예선 통과 정도를 목표로 생각했다. 베트남 언론도 그렇고 아시안게임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느낌을 받았었다.

-민간 외교관이라는 얘기도 듣고 있다.

▶축구라는 작은 걸 가지고 그런 역할이 되겠는가. 대한민국 사람이라는 걸 잊지 않고 있다. 또 베트남 축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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