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필리핀의 2019 아시안컵 조별예선 1차전 경기가 7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기성용이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1.07/
[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문제는 시스템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5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의 2019년 UAE아시안컵 8강전에서 0대1로 패했다. 후반 중거리슛 하나로 무너졌다. 벤투 감독이 부임한 후 첫 번째 패배였다.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 벤투호는 우승은 커녕 15년만의 아시안컵 4강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장 아쉬운 점은 우리가 원하는대로 단 한번도 싸워보지 못했다는 점이다. 벤투호는 강호들과의 평가전을 통해 탄탄한 베스트11을 구축했다. 하지만 계속된 부상으로 채 날개를 펴보지도 못했다. 개막 전 나상호(FC도쿄)의 낙마를 시작으로 많은 선수들이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기성용(뉴캐슬)도 부상으로 중간에 짐을 쌌고, 이재성(홀슈타인 킬)도 1차전 출전 후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카타르전에는 황희찬(함부르크)마저 부상으로 뛰지 못했다.
당연히 의무팀을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이 이어졌다. 흉부외과 출신의 팀닥터에 대한 비난을 시작으로, 의무팀 직원 교체를 두고 여러 논란이 이어졌다. 사실 선수들의 부상을 이같은 논란으로 연결짓기는 어렵다. 팀닥터는 꼭 정형외과 출신일 필요가 없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표팀 팀닥터 중에는 내과 출신, 심혈관외과 출신 등도 있다. 의무팀 직원이 바뀌었다고 치료 시스템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사실 계속된 보도로 인해 필요 이상으로 논란이 커진 부분이 있다.
문제는 사람이 아니다. 바로 시스템이다. '누가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협회는 큰 대회를 치를 때마다 의료 시스템에 관한 비난을 받았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때도, 2015년 호주아시안컵 때도 그랬다. 여전히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관리 시스템은 부실하기만 하다. 단순히 치료의 문제가 아니다. 부상에 대한 설명부터 재활 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부분들이 여전히 아쉽다.
김판곤 위원장은 고개를 숙였다. 그는 "관행적으로 접근한 것이 사실이다. 행정이 미흡했다. 협회의 잘못이다"고 사과했다. 사과에서 그칠 일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개혁이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해서 애꿎은 선수들만 피해를 볼 뿐이다.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