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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PO 부산 VS 경남 프리뷰]담당기자가 본 '이래서 이긴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9-12-05 05:10



[스포츠조선 최만식, 박찬준 기자] '단두대 매치'다.

K리그1 11위 경남FC와 K리그2 플레이오프(PO)를 통과한 부산 아이파크가 1부리그 잔류와 승격을 놓고 승강 PO 두 판 대결을 벌인다. 5일 오후 7시 부산, 8일 오후 2시 창원을 오가며 운명을 가린다.

원정 다득점 우선으로 2경기 합산 스코어를 따진다. 지난 2017년 K리그2 우승으로 1부리그로 승격한 경남은 2018년 리그 2위에서 올해 11위로 추락하며 위기를 맞아 위기 탈출 능력을 검증받게 됐다.

2015년 기업구단 최초 2부 강등팀 오명을 쓴 부산은 이번이 4번째 도전이다. '눈물 젖은 빵'을 먹을 만큼 먹었으니 "비로소 돌아가야 할 때"라고 외치고 있다.

특히 3년 연속 승강 PO에 도전하는 부산은 지난 2년의 실패를 거울 삼아 또 실패하지 않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고, 경남은 '낙동강 더비'의 기분좋은 추억으로 1부리그 팀의 자존심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극과 극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 두 팀. 필승 이유도 제각각이다. 부산과 경남 담당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각각 입장을 정리해봤다.

▶부산 "더이상 실패는 없다"

"감독이 다르지 않나." 조덕제 감독은 지난 2년간 승강 PO에서 실패했던 부산의 아픈 기억에 대해 자신있게 말했다. 올 시즌 부산의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조 감독은 전임 감독들의 과거는 과거일 뿐, 자신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상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무엇보다 조 감독은 2015년 수원FC를 지휘하면서 1부리그 승격을 이룬 경험이 있다. 당시 수원FC의 제물이 부산이었다. 조 감독은 단기전에 능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조 감독의 축구 스타일이 그렇다. 올 시즌 강력한 공격축구를 구사하며 부산을 최다 득점팀으로 올려놓았다. 부산은 지난 2017년 경남과 같은 2부리그에 있을 때 '낙동강 더비'를 탄생시켰지만 1무3패로 절대적 열세였다. 하지만 당시 경남은 말컹이라는 무시무시한 외국인 공격수를 보유하고 있었다. 올 시즌 경남의 전력은 그때와는 전혀 다르다. 부산이 경남 앞에서 주눅들 이유가 전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산 선수들의 '복수심'도 무시할 수 없다. 2017년 시즌 경남과의 맞대결에서 쌓지 못한 승점 만큼의 차이로 경남에 1위 자리를 내줬던 아픈 기억이 있다. 지역 라이벌전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번번이 패했으니 부산 팬들 볼 면목이 없었다. 당시 어린 유망주에서 베스트로 성장한 김문환 이동준을 비롯해 이정협 김진규, 호물로 등 고참들도 아픈 기억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주장 한지호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모든 선수들이 진지하게 훈련에 임하고 있다. 8일 경기가 끝나고 부산을 응원해주시는 모든 팬분들과 고생한 지원스태프, 구단 직원 등 모두가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선수들이 남다른 투지로 의기투합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경계해야 할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경남은 조 감독이 싫어하는 스타일인 '내려서는 축구'를 구사할 가능성도 있다. 올 시즌 득-실점, 축구 스타일을 보면 부산이 경남의 '수'에 말릴 수 있는 것이다. '승격 전문가' 조 감독은 대비책을 마련해놓고 있다. "1차전의 중요성을 잘 안다. 사전에 전략-전술을 공개할 수 없지만 이번 홈경기에서 그동안 부산이 보여준 것과는 다른 스타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 "부산에 강해. 부산은 내년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의 묘한 흐름이 있다. 무기력하게 내려선 11위팀은 어김없이 상승세의 K리그2 팀에게 발목을 잡혔다. 반면 마지막까지 어느 정도 힘을 썼던 팀은 마지막 순간 저력을 발휘했다. 2017년 상주가, 2018년 서울이 그렇게 잔류했다. 경남은 올 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11위까지 내려섰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강등됐던 다른 K리그1 팀들과 달리 한번도 스스로 주저 앉은 적이 없다. 때로는 전략 미스로, 때로는 결장자 속출로, 때로는 운이 따르지 않아서 승점을 얻지 못했다. 다시 말해 경남이 전력이나, 기세에서 그렇게 떨어지는 팀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경남은 최상의 전력은 아니지만, 막판으로 갈수록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준우승 당시 메인 포메이션이었던 4-4-2로 회귀하며 공수 밸런스를 찾았다. 인천과의 최종전(0대0)에서도 내용은 크게 앞섰다. 제리치라는 확실한 골잡이를 중심으로 쿠니모토, 고경민 등의 발끝이 날카롭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전환하며 수비도 안정세다. 우주성 정도를 제외하면 이렇다할 부상자도 없다. 팀 분위기가 다소 불안했지만, 죽기 살기로 뛰었던 최종전에서 보듯 다행히 경기 집중력은 나쁘지 않다. 김종부 경남 감독 역시 "인천과의 최종전에서 보여준 강인한 정신력을 살린다면 문제 없이 잔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경남은 부산에 무척 강했다. 여기에 지리적으로 가까워 원정 부담이 없다. 유비무환, 경남은 하루 전 부산으로 떠났다. 전력적 우위는 물론, 늘 강했다는 자신감과 원정 이질감이 없다는 심리적 우위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부산은 승격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크다. 지난 두 번의 실패가 우연이 아니다. 지난 안양과의 플레이오프 역시 경기력 자체는 최악에 가까웠다. 3전4기라 하지 않았나. 부산은 내년에나 올라올 것이다.
최만식,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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