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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모두가 이번에는 '진짜 힘들 것'이라고 했다.
'조성환 매직'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지난 3개월이었다. 인천은 16라운드 대구FC전 승리를 시작으로 12경기에서 무려 7승을 챙겼다. 가장 기적 같은 잔류라고 불리는 2016년을 뛰어넘는 드라마였다. 앞서 언급한대로 인천은 최악의 위기에 놓였었다. 프런트, 선수단 모두 흔들리고 있었다. 8월 부임한 조 감독도 "생각했던 것보다 상황이 더 안좋다"고 했을 정도였다. 몸도, 마음도 준비가 되지 않은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조 감독은 하나씩 바꿔나갔다. 일단 선수들의 마음가짐부터 손을 댔다. 당장 강등과 잔류의 기로에 있었지만, 오히려 더 멀게 보기로 했다.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4가지 원칙을 세웠다. 조 감독은 "부임하며 원팀, 기본, 소통, 경쟁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고 했다. '원팀'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고, 생활이나 훈련, 경기에서 '기본'을 철저히 지키자고 했다. 팀이 안될 때 외부에서 요인을 찾고, 남탓을 하는 대신 '소통'을 통한 내부 힘으로 극복을 노렸고, 잘 준비된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며 '경쟁'을 유도했다.
'조성환 매직'이 만든 기적이었다. '주장' 김도혁도 "감독님이 우리를 깨웠다"고 했다. 인천은 매 시즌 후반기 감독 교체 효과를 봤다. 이기형, 안데르센, 유상철 감독의 '매직'을 앞세워 잔류에 성공했다. 올해는 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조성환 매직의 파워는 강력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마법'에만 기댈 수는 없다. 인천은 매년 '작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초반 부진-후반 반등의 공식은 올해도 여전했다.
결국 해법은 '인프라'다. 당장의 영입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인천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선수들이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거기에 걸맞는 책임을 줘야 한다. 그래서 조 감독이 잔류 후 기자회견에서 작심하고 던진 화두를 주목해야 한다. "부임해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보였다. 긴 시간 동안 발전해왔지만 문제도 있다. 클럽하우스가 없어 휴식, 훈련에 애로사항이 많다. 구단주께서 해결해주시기 위해 계획을 갖고 준비하고 계신다. 저 또한 내년에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겠다고 약속하겠지만 구단 주변의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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