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왕은 안녕' 조성환 인천 감독 "승부처는 '초반'"[전훈인터뷰]

[거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승부처는 초반입니다."

언제나 처럼 2021년 인천 유나이티드의 화두도 '잔류왕'이다. 인천은 매 시즌 기적같은 잔류에 성공하며 '잔류왕'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하지만 달가운 수식어는 아니다. 동시에 매 시즌 초반 부진을 반복한다는 이야기기도 하다.

인천은 다가오는 시즌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기 위해 분주한 겨울을 보냈다. 오재석 오반석, 두 국가대표급 수비수를 더했고, 김광석, 아길라르, 델브리지, 네게바 등 수준급 자원을 영입했다. '에이스' 무고사도 잔류시켰다. 예년에 비해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언제나 조심스러운 조성환 감독도 "베스트11은 해볼만 하다. 다른 팀의 변화에 따른 상대성은 있겠지만, 베스트11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 선수들로 채워졌다"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백업이다. 베스트11에 비해 무게감이 떨어진다. 그래서 조 감독이 강조하는게 '초반'이다. 조 감독은 "해법은 초반인 것 같다, 좋은 분위기에서 탄력을 받으면 좋을 것 같다"며 "그래서 개인적으로 세운 1차적인 목표는 상위스플릿도, 강등권 탈출도 아니고, 부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부상을 최소화하고 가용할 수 있는 인원을 극대화해 매경기 치른다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조 감독은 세심한 부분까지 챙기고 있다. 일단 지원 파트에 변화를 줬다. 피지컬, AT 파트에 새로운 스태프를 더해 선수들 부상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훈련 프로그램도 여러 옵션을 챙겨, 상황에 맞춰 진행하고 있다. 조 감독은 "잘 준비한다고 하곤 있지만 아직 100% 만족하지는 못한다. 비시즌도 길었고, 국내훈련도 처음이다. 팀 스쿼드가 두텁지 않은만큼 조심스럽게 하고 있다"고 했다.

조 감독은 지난 시즌 팀을 극적으로 살렸다. 그는 "다시 한번 스포츠는 땀과 비례한다는 것을 느꼈다. 식상하지만, 간절하고 노력하면 그에 버금가는 성과가 나온다는 점을 스스로 다시 한번 확신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잔류의 환희는 일찍 지웠다. 조 감독은 "지난 시즌 압도적으로 당하면서도 가까스로 결과를 챙기는 경기가 많았다. 이기기는 했지만 씁쓸했다.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올 겨울 선수 구성에 중점을 뒀다. 점유율도 높이고 속도를 올려야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올 시즌 목표로 '상위스플릿 진출'을 꼽았다. 그는 "제주 유나이티드를 이끌던 시절,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목표로 하면 상위스플릿에 갔고, 우승을 목표로 하면 ACL에 갔다. 목표가 높아야 우리의 현실이 높아질 수 있다"며 "물론 그 결과를 위한 디테일한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한사람 한사람의 간절함과 발전이 모아지면, 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그를 넘는 더 큰 목표도 있다. '축구도시 인천'이다. 조 감독은 "우리 잔류의 원동력이 된 부산 아이파크전 2대1 역전승을 생각하면 지금도 짜릿하다. 홈팬들 앞에서 만들어낸 결과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다"며 "부산전과 같은 경기를 계속한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관중이 올거라 생각한다. 인천은 축구도시의 가능성이 충분한 요소를 지녔다. 한번 그렇게 만들어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 그래서 올 시즌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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