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심리적, 육체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던 기성용(32·FC 서울)이 '시즌 1호 택배'로 팀에 마수걸이 승을 안겼다.
날아온 공을 가슴으로 받은 나상호는 골키퍼를 피해 간결한 오른발 슛으로 서울 데뷔골이자 이날 경기의 쐐기골을 터뜨렸다. 서울은 후반 34분 나상호의 추가골을 보태 3대0으로 승리했다.
기성용의 어시스트는 어느 정도 예열을 마친 상태에서 이뤄졌다. 기성용은 전반에만 네 차례 측면을 향한 날카로운 장거리 패스를 보내며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기성용은 시즌 전부터 자신을 괴롭힌 오른쪽 허벅지 근육 문제를 딛고 선발출전해 72분을 뛰었다. 지난해 여름 서울로 복귀한 이래 최다시간 출전이다. 경기 전 서울 박진섭 감독이 말한 대로 몸상태에 크게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였다.
이날 경기는 기성용의 서울 통산 100번째 경기(리그 87경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경기, FA컵 5경기)였다. 기성용이 서울 유니폼을 입고 공격포인트를 올린 건 유럽 진출 전인 2009년 11월 21일 전남전 이후 약 11년 3개월(4125일) 만이다.
기성용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홈팬들 앞에서 뛰어 기쁘고 또 설레였다면서 "앞으로 200경기 그 이상을 뛰며 더 좋은 축구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축구계를 뒤흔든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 논란에 대해서도 피해가지 않았다. "변호사와 상의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다. 누구보다 내가 진실을 밝히고 싶은 마음이다. 보셨겠지만, 그런 논란이 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울 박진섭 감독은 "오늘 킥력, 경기 리딩 능력을 선보였고 주장으로서 역할을 다했다. 운동량이 부족해서 일찍 교체했는데, 앞으로 몸상태가 좋아지면 더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2021 신축년(辛丑年) 신년 운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