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포항 김기동 감독의 예측. 외인없는 포항, 왜 지난 시즌보다 공격축구는 더 강해졌나

골을 넣은 뒤 기뻐하는 포항 선수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 김기동 감독의 포효장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포항 김기동 감독은 입증하고 있다.

그는 "포항에 대한 우려는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베스트 11은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해질 요소가 있다"고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지난 시즌 포항은 3위를 기록했다. 일류첸코를 비롯해 팔로세비치, 최영준 등 허리 라인이 핵심이었다. 그런데, 모두 빠져 나갔다.

일류첸코는 전북, 팔로세비치는 서울, 임대기간이 끝난 최영준은 전북으로 복귀했다.

포항은 새 얼굴 타쉬치와 크베시치를 영입했지만, 비자 발급 문제로 시즌 초반 합류하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포항의 시즌 초반은 매우 중요했다. 기대보다는 걱정과 우려의 시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포항은 개막 2연승을 달렸다. 인천을 2대1로 잡아냈고, 강원을 3대1로 완파했다.

먼저 선제골을 내주면서 수비의 불안함은 있다. 결정적 수비 실책들이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완벽하게 공격으로 만회한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일단, 김 감독은 "타쉬치가 없다. 확실한 원톱 공격수가 없기 때문에 골 찬스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 여러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포항의 강한 공격력은 '여러가지 실험'에 힌트가 있다.

일단, 전술이 현란하다. 현란하지만, 원칙은 있다. 빠른 공수 전환, 좋은 활동력, 그리고 유기적 움직임이다.

강상우와 송민규가 핵심이다. 강상우는 풀백으로 출전한다. 공격으로 전환될 때 공격수보다 위력적 움직임이다. 송민규는 강상우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순식간에 후방에서 커버한다.

게다가 후반전 최전방 원톱 자리로 올라간다. 송민규와 유기적 호흡이 빛을 발한다. 송민규는 지난 시즌 영 플레이어 상을 받은 뒤 더욱 묵직해졌다.

수비수 1명은 따돌릴 수 있는 간결하면서도 폭발적인 슈팅 능력을 자랑한다. 인천전에서 골을 넣었고, 강원전에서도 여러 차례 좋은 슛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포항은 이현일과 이호재 등 정통 스트라이커를 쓰기도 하지만, '제로톱'을 사용한다. 팔라시오스, 강상우가 그 자리에 위치한다. 팔라시오스는 오른쪽 사이드와 중앙을 번갈아 이동하면서 찬스를 만든다. 강상우는 최전방과 미드필더 지역을 오가면서 수비를 유인한다. 그 틈을 날카로운 2선 침투로 연결시킨다.

마지막으로 최영준의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데려온 신진호의 역할도 훌륭하다. 최영준보다 수비 안정감은 떨어지지만, 좋은 공격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좌우로 넓게 주는 패싱에 일가견이 있고, 패싱 센스가 대단하다.

지난 시즌 포항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다. 하지만, 고민은 있었다. 중앙의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의 스피드는 보통 수준이었다. 즉, 위력적인 2선 침투나 돌파는 부족했다. 이 부분을 전술적 움직임으로 메웠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포항은 강상우 송민규 팔라시오스 임상협 이승모 등이 최전방과 미드필더진을 오가면서 쉴 새 없이 찬스를 만든다. 이 부분의 위력은 배가됐다.

골 찬스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시즌보다 더 강해질 요소가 있다고 했다. 그 실체다. 류동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