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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얼마 전 한국 축구 두 레전드간 환담이 방송됐다. 이영표 강원 FC 대표이사와 박지성 전북 현대 클럽 어드바이저가 한 예능 방송에서 마주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주제가 '이영표 후대는 왜 나타나지 않는가'로 뻗어나갔다. 이영표가 어떻게 말해도 '커리어부심'으로 들리는 상황. 박지성의 압박이 계속되자 이영표는 소나무를 반격 카드를 꺼냈다. "큰 소나무 아래에는 잔디가 자라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 카드도 실패했다. "형이 너무 커서 후배들이 자라지 못한거네?"라는 박지성의 태클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진성은 13일 기자와 전화 인터뷰에서 "득점 빼고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경기 중에는 그의 움직임에서 땅 위로 힘차게 뻗어올라가려는 잔디의 의지를 느꼈다. 김진성은 이제야 국내축구 팬들에게 각인되고 있지만, 2020년 신인이다. '광운대 에이스'는 지난해 K리그에서 엔트리에도 들지 못하는 등 힘든 나날을 보냈다.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왔어도 수십번은 왔을 터. 김진성은 "내 현실에 대해 너무 깊이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 우리 팀 미드필드진에 워낙 좋은 형들이 많았다. 그저 훈련 때 열심히 하면서 형들로부터 배울 수 있는 건 배우려고 했다. 그 덕에 전술, 수비, 공수전환, 템포와 같은 부분은 업그레이드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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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지난 동계 때 허벅지에 이상을 느꼈다. 이로 인해 개막전인 전북 현대전에서 전반 교체아웃됐다. 언제라도 부상이 악화될 우려가 있어 몸상태를 예민하게 체크해야 한다. 박 감독은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올 시즌 기성용 오스마르의 백업 역할을 잘 해줄거라 기대를 모은 한찬희의 폼이 좋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중앙 미드필더' 김진성이 당분간 중용될 분위기다. 당장 14일에는 서울 이랜드와의 '서울 더비'(FA컵 32강)가 기다린다. 포항전에서 전반엔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후반엔 더욱 공격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등 두가지 매력을 뽐낸 김진성은 "클라스가 다른 성용이형처럼 할 순 없겠으나, 내 나름대로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펼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출전한 2경기에서 팀이 모두 패했는데)다음 경기에 나선다면 그땐 무조건 팀이 승리하도록 돕고 싶다. 서울더비는 꼭 이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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