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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어느 순간부터 잉글랜드 클럽 첼시의 선수 영입 '오피셜' 사진에 한 중년 여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복붙'(복사 붙여넣기)을 한 것처럼 똑같이 인자한 표정을 짓는 그의 이름은 마리나 그라노프스카이아(47).
승승장구했다. 2013년 구단 이사로 승진했고, 2017년 마이클 에메날로 디렉터가 사임한 뒤로는 구단 재정과 선수단 영입을 아우르는 막강한 스포츠 디렉터 역할을 맡았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쯤이라고 보면 된다. 2017년 시즌당 6600만 유로(현재환율 약 915억원)에 2032년까지 나이키와 초대형 스폰서 계약을 맺고, 2019년 계약이 1년 남은 에당 아자르를 이적료 1억 유로(약 1386억원)를 받고 레알 마드리드로 넘기는 수완으로 절대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그라노프스카이아는 지난시즌 티모 베르너, 하킴 지예흐, 카이 하베르츠 등 영입을 주도하고 토마스 투헬 감독을 프랭크 램파드 감독 후임으로 선임해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뒷받침했다. 이번여름에는 클럽레코드인 9750만 파운드(약 1586억원)에 로멜루 루카쿠를 인터 밀란에서 영입하며 투헬 감독과 첼시 팬들에게 큰 선물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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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지난 7월28일 기준, 첼시는 2011~2012시즌 이후 맨시티, 바르셀로나에 이어 3번째로 많은 10억4700만 유로(약 1조4506억원)를 이적료로 지출했다. 같은기간 이적료 수익도 3번째로 많은 10억 유로(약 1조3855억원)다. 손해보는 장사는 하지 않고 있다. 1년 중 대부분을 러시아에 머무는 아브라모비치 구단주가 첼시 경영을 그라노프스카이아에게 맡길 수 있는 이유다. 지난 6월 사임한 칼 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뮌헨 CEO는 대놓고 그라노프스카이아의 경영 능력을 칭찬하기도 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지난 2018년, 그라노프스카이아를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 스포츠인 5위에 올려놓았다. 얼마나 높은 평가를 받는 디렉터인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라노프스카이아를 영국 최초의 여총리인 마가렛 대처에 빗대 '철의 여인'이란 애칭을 다는 매체가 생겨났다. 일부팬들은 스탬퍼드 브리지 앞에 그라노프스카이아 동상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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