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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메시지'가 깨운 전북, 정규리그 마지막 울산과 순위 바꿨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1-10-24 17:46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정규리그 마지막 라운드에서 현대가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북 현대가 울산 현대를 제치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전북은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정규리그 최종라운드에서 2대2로 비겼다. 승점 64가 된 전북(58골)은 같은 시각 성남FC에 1대2로 패한 울산(승점 64·54골)과 동률이 됐지만, 다득점에 앞서 1위가 됐다. 전북은 5월18일 이후 처음으로 K리그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그 어느때보다 제주전 승리를 강조했다. 전북은 지난 17일 울산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연장 접전 끝에 2대3으로 패했다. 라이벌전 패배라 아픔은 더 컸다. FA컵에 이어 아시아챔피언스리그마저 탈락한 전북에 남은 것은 리그 우승 뿐이었다. 빨리 분위기를 추스려, 리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했다. 김 감독은 "아무리 긍정적인 말로 변화시키려는 것보다 승리를 통해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중요했다. 우리에게 리그 5연패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빨리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탈락의 충격을 털자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팀이 진정한 승리자라고 주문했다"고 했다.


사진제공=전북 현대

사진제공=전북 현대
흔들리던 전북을 깨운 것은 팬들이었다. 전북 팬들은 울산전 후 선수들에게 힘을 주기 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팬들은 구단에 연락해, 선수단에 '이겨내자'는 메시지가 담긴 게시물을 보냈다. 구단은 이 게시물을 클럽하우스 벽면에 붙였다. 제주전을 앞두고 원정길에 나선 선수단은 팬들의 메시지를 본 후 다시 한번 정신력을 가다듬었다.

효과는 극적인 순간 나왔다. 전북은 이날 준비한 3000석이 모두 매진된 제주월드컵경기장의 뜨거운 열기에 고전했다. 파이널A행을 노린 제주는 팬들의 함성 속 전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선제골도 제주의 몫이었다. 제주는 후반 17분 송범근 골키퍼의 실수를 틈타 주민규가 선제골을 넣었다. 이후 제주는 날카로운 공격으로 전북을 공략했다. 하지만 전북은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37분 한교원의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헤더로 밀어넣으며 동점을 만든데 이어, 후반 추가시간 김보경의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컷백으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아쉽게 추가시간 김진수가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동점골을 내주며 승부는 2대2 무승부로 끝이 났다.

하지만 전북은 이날 원정에서 값진 무승부를 따내며 선두로 올라섰다. 김 감독은 "축구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스포츠라는걸 실감했다. 경기 앞두고 팬들이 많은 메시지를 보냈다. 이 부분이 큰 동기부여가 됐다. 막판 집중력 저하로 승리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 만족하겠다"고 했다. 전북이 일단 정규리그 막판 역전에 성공하며, 우승 경쟁은 또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다득점에 밀렸을 뿐, 승점이 같기에 괜찮다"고 넘겼지만, 1, 2위 순위표가 바뀐 것은 분명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이제 우승 레이스는 스플릿 라운드에서 결판이 난다. 순위가 바뀐 전북과 울산의 우승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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