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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3년 만의 '파이널A' 복귀의 길은 험난했다. 그래도 험난했지만 운은 따랐고, 다른 한쪽은 잘 가다가 제발을 걸었다. 수원 삼성과 대구FC의 정규리그 최종전이 그랬다.
기쁨은 컸지만 과정은 굴곡의 연속이었다. 수원에 이날 대구는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그룹A를 확정한 3위 대구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가 필요했다. 이병근 대구 감독은 "하위팀과의 승점차를 벌리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전력 조건도 비슷했다. 부상 또는 컨디션 부족 이탈자가 많아 베스트 전력을 내지 못했다. 수원은 권창훈 정상빈, 니콜라오가 제외됐고, 대구는 정승원 홍정운이 이탈한 상태였다. 같은 불완전체지만 선수 개별 능력치에서 우위로 평가받는 수원이 기선을 잡을 줄 았았다. 한데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대구가 초반부터 제법 매섭게 몰아쳤다. 세징야-에드가의 투톱을 중심으로 한 공격 전개가 위협적이었다. 전반 볼점유율 54%(대구) 대 46%(수원), 슈팅수 대구 8개(유효 4)-수원 3개(유효 1)의 데이터에서도 잘 나타났다.
수원에겐 행운이었다. '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분, 추가골에 환호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외곽에 있던 강현묵이 세컨드볼을 툭 차올렸고, 공격 가담했던 수비수 헨리가 백헤더를 한 것이 골키퍼 키를 넘어 들어갔다. 이번에도 코너킥 상황이었다. 정교한 패턴으로 만든 골이 아니어서 대구의 사기저하는 컸고, 그만큼 수원은 기가 살았다.
'극과 극' 감정 상태에서 게속된 경기, 예견된 듯 양 팀은 거칠어졌다. 과도한 몸싸움으로 쓰러지는 장면이 속출했다. 28분에는 정치인과 헨 리가 서로 멱살을 잡으며 충돌해 경기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판정도 오락가락 하거나 애매한 판단을 내리는 바람에 경기장 분위기가 과열되기도 했다. 결국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대팍'에 맴돈 것은 그들(수원)만의 환호를 뒤덮은 다수의 탄식이었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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