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순위 5위(3승4무2패, 승점 13).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강력한 '다크호스'로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2강 구도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던 제주 유나이티드의 시즌 초반 성적표다. 못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또한 사실이다.
윤빛가람과 최영준 김동준 등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튼실한 보강을 한데다 시즌 초반 팀의 레전드인 구자철까지 합류하며 '돌풍의 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은 데 비해서는 한참 아쉬운 성적임에 틀림없다. 제주를 이끌고 있는 남기일 감독은 "나 또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잘 된 점도 있지만, 여전히 더 강해지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점이 많다"며 지난 9경기를 돌아봤다.
K리그1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일정으로 인해 한 달간 휴식기에 들어간다. 시즌 초반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낸 제주도 다시금 팀을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남기일 감독은 이 시기를 최대한 활용해 공수 조직력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일단 현재에 대한 냉철한 반성과 자각이 선행돼야 한다. 남 감독은 휴식기 이전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10일 인천 유나이티드전을 마치고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남 감독이 강조한 부분은 바로 '현실 자각'이었다.
남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의 현재 위치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잘 한 부분도 있고, 부족한 면도 있지만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냉정하게 우리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현재 팀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여야 스스로 부족한 면을 메우기 위해 더 노력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남 감독은 초반 9경기에서 두 가지 면을 가장 아쉬워하고 있었다. 하나는 낮은 홈승률이다. 제주는 전반기에 홈에서 6경기나 치렀는데, 단 1승 밖에 거두지 못했다. 지난 2월 2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개막전에서 0대3으로 지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후 5번이나 더 홈경기를 치렀지만, 1승3무1패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남 감독은 "홈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다. 올해는 다른 때보다 일찍 시즌이 개막하면서 선수들이 정상적인 컨디션을 만드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중간중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점도 전력을 제대로 끌어올리지 못한 요인이다. 결과적으로 6번이나 치른 홈경기에서 1승 밖에 하지 못했다"며 팬들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이어 낮은 득점력 또한 남 감독의 아쉬움이다. 제주는 9경기에서 8골 밖에 넣지 못했다. 경기당 채 1골이 되지 않는다. 리그 최하위 성남FC와 수원 삼성(이상 7골) 다음으로 득점이 저조하다. 남 감독은 "역시 선수들의 컨디션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하면서 다양한 득점 루트를 통한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면서 "휴식기 동안 선수들의 컨디션과 조직력을 잘 만들어 더 많은 득점 찬스를 만들 수 있도록 가다듬을 계획이다. 보다 나아진 모습을 만들 것"이라며 휴식기 이후 반격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