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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프리킥은 축구의 '꽃'이자 '아트'로 불린다. 키커의 킥 정확성과 기교가 도드라진다. 팀이 위기에 빠진 순간, 터지는 프리킥 한 방은 어떤 골보다 더 짜릿한 흥분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작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5대리그의 경기당 평균 직접 프리킥 시도 횟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올시즌은 평균 1개를 채 넘기지 못한다. 이것은 5대리그의 공통된 특징이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골문과 먼 지점에선 과감한 직접 프리킥보단 동료에게 공을 연결하는 식의 공격 패턴이 늘어나고, 페널티에어리어 부근에서 수비수들이 전략적으로 파울을 삼가는 트렌드에서 원인을 찾았다. 시도 자체가 줄어 프리킥 골이 줄어드는 건 당연한 환경이라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K리그에서 프리킥 골이 늘어난 점은 반가운 소식이다. 1·2부 9라운드 기준 직접 프리킥으로만 6골이 터졌다. 윤석영(강원) 아마노 준(울산), 티아고(안산), 김인균(대전), 이으뜸(광주) 등이 프리킥 득점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배 늘었다. 11골이 터진 2017년 이후 최근 5년새 가장 많은 숫자다. 2020시즌 총 프리킥 득점은 8골에 불과했다. 그중 올해 K리그에 처음으로 발디딘 일본 대표팀 출신 아마노가 단연 눈에 띈다. 아마노는 5일 제주전과 9일 대구전에서 연속골을 넣었다. 골망을 찢을 기세로 왼발로 강하게 감아차는 킥에 팬들은 환호했다.
아마노는 2001년 수원 데니스, 수원 고종수, 2006년 부산 뽀뽀에 이어 사나흘 간격으로 프리킥 쇼를 선보인 4번째 선수다. 다가오는 리그 경기에서 프리킥 득점을 추가할 경우 전무후무한 3경기 연속 프리킥 골 기록을 세운다.
K리그는 스플릿라운드가 도입된 2013년 이래 프리킥 골이 가파르게 상승하다 2015년을 기점으로 서서히 감소했다.(2013년부터 29골-38골-50골-43골-37골-31골-32골-8골-24골) 지난해 프리킥 골(24)은 2015년 프리킥 골(5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들이 은퇴, 이적, 노쇠화 등의 이유로 자취를 감추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올해는 아마노가 포문을 열었다. 아마노뿐 아니라 더 많은 선수들이 더 과감한 시도로, 더 많은 프리킥 골을 터뜨려 팬들의 눈을 더 즐겁게 해주길 기대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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