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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손흥민의 미래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LA FC는 현재 지명 선수 슬롯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과거 아스널에서 뛰었던 올리비에 지루가 최근 프랑스 리그1 릴로 이적했다. 지명 선수란 MLS의 독특한 규정으로 상한선을 초과한 급여를 지불할 수 있는 순수를 뜻한다. 팀마다 최대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유럽 유명 선수들을 리그로 끌어들이기 위한 하나의 전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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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더선의 보도로 손흥민의 미국행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더선은 '손흥민이 다음 주 예정된 팀 훈련에 복귀할 것'이라며 '프랭크 감독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기로에 서 있다. 손흥민은 2024~2025시즌 마침내 무관에서 탈출했다. 꿈에 그리던 우승에 성공했다. 유로파리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커리어 처음으로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다. 토트넘에 17년만의 우승, 41년만의 유럽 무대 우승을 이끈 손흥민은 명실상부 토트넘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입지를 분명히 했다. 우승을 위해 떠난 해리 케인, 가레스 베일, 루카 모드리치 등과 달리, 손흥민은 끝까지 토트넘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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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아시아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숱한 영광을 이뤄냈다. 2020년 한해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FIFA(국제축구연맹) 푸스카스상, 4번의 EPL 이달의 선수상, 9번의 베스트 풋볼러 인 아시아상 등을 수상했다. 이밖에 열거하지 못한 상까지 포함하면, 누구보다 빛나는 커리어를 쌓았다.
이 모든 것을 토트넘에서 이뤄냈다.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잉글랜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10년간 팀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토트넘 역사상 6번째로 많은 454경기에 출전해, 5번째로 많은 173골을 넣었다. 도움은 당당히 1위다.
하지만 손흥민도 세월의 무게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 시즌 두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2016~2017시즌 이후 이어온 두자릿수 득점 기록이 9시즌만에 마감됐다. 2016~2017시즌 14골을 넣은 것을 시작으로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12골씩을 넣었다. 2019~2020시즌에는 11골, 2020~2021시즌에는 17골을 기록했다. 2021~2022시즌 23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다. 2022~2023시즌에는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음에도 10골을 넣어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에는 17골을 넣었다. 역대 EPL에서 8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선수는 손흥민을 포함해 단 7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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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터처블'이었던 손흥민의 토트넘 내 입지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 17위에 머문 토트넘이 이제 새판을 짜야 한다'는 여론이 이어지며, '핵심' 손흥민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생겼다.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하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을 데려오며, 변화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손흥민의 포지션에 뛰는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한데 이어,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포드)도 노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토트넘 입장에서도 올 여름은 손흥민으로 이적료를 벌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현지에서는 토트넘이 손흥민 매각에 열려 있다는 보도가 줄지어 나왔다. 사우디, MLS, 튀르키예 등이 손흥민을 원하고 있다. 토트넘에서 함께 한 조제 무리뉴 감독이 있는 페네르바체도 손흥민에 적극적이다. 이적료가 있는만큼, 빅클럽들은 발을 뺐지만, 그래도 많은 팀들이 손흥민을 원하고 있다. 마케팅적으로나, 실력적으로 손흥민은 분명 매력적인 영입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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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토트넘이 손흥민의 이적 여부를 선수 본인에게 완전히 일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풋볼런던 역시 '토트넘은 10년 동안 헌신한 손흥민을 위해 마지막 이적료를 얻으려고 등을 떠밀기보다는 그의 선택에 맡길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스퍼스웹에 따르면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의 미래에 대해 구단에 이미 자신의 생각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손흥민의 잔류를 환영하고 있지만, 다음 시즌 대대적인 리빌딩이 예정돼 있어 손흥민이 다소 제한적인 역할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했다. 결국 손훙민의 선택에 달렸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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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