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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일전 대패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2020년 대회 챔피언이었던 한국은 불과 2년만에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낯선 그림은 아니다. 한국은 2013년 대회가 시작된 이래(2013년은 22세 이하) '퐁당퐁당의 저주'에 빠졌다. 2013년 오만 대회에서 4위를 한 한국은 2016년 카타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 중국 대회에서 다시 4위에 머문 한국은 2020년 태국 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후 이번 우즈벡 대회에서 참사를 맞았다.
일정도 문제였다. 리그가 진행되며, 격전지인 우즈벡에서 처음 선수들이 모여야 했다. 그나마도 나눠서 들어왔다. 완전체를 구성하는데도 시간이 걸렸다. 평가전은 언감생심이었다. 아무리 아시아 대회라도 발 한번 제대로 맞춰보지 못하고 성적을 낼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사실 4강에 올랐어도 문제였다. 몇몇 팀들은 리그 재개에 맞춰 선수들을 다시 복귀시키겠다고 요청했다. 실제 보내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 과정에서 지원은 없었다. 그나마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한시적으로 22세 이하 의무 출전 룰을 빼주며,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따로 있다. '팀'으로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올림픽의 해에는 이 대회에 나서는 선수들이 본선에 갈 수 있는만큼, 연속성을 갖고 '팀'으로 준비를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대회에서 한국은 항상 어정쩡한 팀구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도 마찬가지였다. 1999년생부터 2002년생이 혼재돼 있었다. 해당 연령 최강팀도, 파리올림픽을 준비하는 팀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팀이 돼 버렸다.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연기되며, 해당 대회 연령대인 1999년생들의 입지가 애매해지면서 더욱 정체성은 모호해졌다.
사실 황 감독은 이번 대회를 두고 일본 처럼 파리올림픽 출전 연령대 선수들로 구성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파리올림픽까지 임기가 보장되지 않은만큼, 명분이 없었다. 연령별 대표팀의 시스템을 짜는 것은 협회의 몫이다. 아시아 대회-세계 대회로 이어지는 프로세스 속 각 연령별 대표팀을 어떤 목표 속 어떤 방법으로 운영할지, 명확한 비전을 세워야 한다. 올림픽이 열리지 않는 해에도 U-23 대표팀은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올림픽이 열리기 전 대회마다 실패를 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같은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황선홍호가 겪은 참패는 다시 반복될 수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