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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배고픔 채우겠다" 미안함 앞선 전북 vs 서울, 자존심 지킬 '파이널 무대'가 온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2-10-24 11:38 | 최종수정 2022-10-24 13:59


왼쪽부터 안익수 FC서울 감독, 나상호(서울), 김진수(전북 현대), 김상식 전북 감독.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왼쪽부터 나상호, 안익수 감독(이상 FC서울), 김상식 감독, 김진수(이상 전북 현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우승컵으로 배고픔을 채우겠다."

더 이상의 눈물은 없다. 우승트로피, 그리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파이널 무대'가 온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전북 현대와 안익수 감독의 FC서울이 2022년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격돌한다. 1차전은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 2차전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다. 1, 2차전 동률 시 승패는 연장전으로 이어진다. 연장전과 승부차기는 2차전에만 적용된다.

치열했던 한 시즌이 끝났다. 행복했던 기억도 있었지만, 쓰디쓴 아픔도 있었다. 전북은 K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6연패를 노렸다. 마지막까지 울산 현대와 우승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울산과의 파이널 라운드 대결에서 패했다. 준우승을 기록했다.

서울의 시즌은 더욱 뼈아팠다. 시즌 막판까지 생존 여부를 알 수 없었다. 자칫 승강 플레이오프(PO) 나락으로 추락할 수 수 있었다. 서울은 정규리그 최종전에서야 가까스로 K리그1 잔류를 확정했다.

양 팀 모두에 FA컵 결승전은 단순한 무대가 아니다. 우승컵을 통해 자존심을 세우겠단 강렬한 의지의 장이다. 두 팀 감독은 24일 대한축구협회관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각오를 다졌다.

안 감독은 "전북이란 명문 구단과 함께 하게 돼 기쁘다. 올 한해 우리는 리그에서 팬, 모기업, 모든 구성원들 모두에게 심려와 걱정 등을 끼쳤다. 마지막에 그 모든 걱정 등을 털어내고 소망을 모아 좋은 상황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올 한해 수호신(서울 서포터즈)들께서 필요할 때마다 백신을 주셨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안다. 마지막 선물로 다 치유될 수 있도록 큰 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감독도 "팬들의 응원, 선수들 노력의 힘으로 결승까지 올라왔다. 서울과 좋은 경기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미디어데이 참석 관계로) 오전 일찍 전주에서 올라오느라 밥도 먹지 못했다. 배가 많이 고프다. 올 한해 우리가 세 대회 트로피를 노렸지만 두 개를 놓쳐서 아쉽다.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서 그 배고픔을 채울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K리그) 6연패를 이루지 못한 아쉬움, 감독으로서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마지막에는 꼭 팬들이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경기, 웃을 수 있는 경기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선수들도 이를 악물었다. 김진수는 "전북은 언제나 우승을 해야 하는 팀이다. 그것이 가장 큰 동기부여다. 이번에도 팬들에게 하나의 트로피를 더 드리고 싶다. 김상식 감독님이 가장 많은 트로피를 가지고 계신 것으로 안다. 감독님께서 고생을 많이 하셨다.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해서 하나의 트로피를 더 추가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많이 와서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나상호도 "리그에서 좋지 않은 상황까지 갔었다. 팬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번 FA컵 결승만큼은 우리가 더 배고픔 가득한 모습으로 펼치겠다. 홈이든 원정이든 많은 수호신 팬들이 찾아와 주신다면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두 팀은 FA컵에서 두 차례 격돌한 바 있다. 두 차례 모두 전북이 웃었다. 전북은 2005년 16강에서 정종관과 밀톤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2대1로 승리했다. 전북은 분위기를 끌어 올려 우승까지 차지했다. 두 팀은 2009년에도 16강에서 마주했다. 당시에도 전북이 3대1로 승리하며 웃었다. 올 시즌 대결에서도 전북이 1승2무로 근소하게 앞서있다. 첫 번째 대결에선 두 팀이 한 골씩 주고받으며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두 번째 대결에선 전북이 구스타보의 결승골로 1대0 승리했다. 시즌 마지막 대결에선 0대0 무승부였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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