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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최근 K리거를 향한 셀틱발 오퍼가 이어지고 있다. 주인공은 부산 아이파크의 '젊은 미드필더' 권혁규(21)와 수원 삼성의 '영건' 오현규(22)다. 단순한 영입 의향이 아니다. 구체적인 이적료까지 제시했다. 규모도 꽤 크다. 권혁규와 오현규 모두 10억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다. 오현규의 경우 2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유럽 오퍼는 주로 월드컵 스타, 범위를 넓혀도 대표팀 스타들의 전유물이었다. 1990년대 김주성 서정원 안정환, 2000년대 이영표 이천수 이을용 송중국 김남일, 2010년대 이청용 박주영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등 유럽파들은 모두 국제 무대에서 검증을 마친 선수들이었다. 최근 유럽의 집중 구애를 받는 조규성(전북)도 이 케이스다. 아니면 황희찬(울버햄턴) 정우영(프라이부르크) 등 사례처럼, 아예 고등학교 연령의 어린 선수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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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유럽행 성사까지는 여전히 갈길이 멀다. 권혁규, 오현규 모두 유럽행에 대해 강한 의지를 보이는 것과 달리, 소속팀은 셀틱행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유럽에서 온 오퍼 자체는 반기고 있지만, 애지중지 키운 선수를 한 시즌 반짝 활약만으로 보내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선택이다. 실패사례가 많다는 것도 고민이다. 이적료 규모가 크기는 하지만, 이들을 대체할 선수 영입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셀틱 측과 일하고 있는 관계자는 "K리거들에 대한 재능은 인정한다. 하지만 영입이 너무 어렵다. 충분한 이적료를 제시했음에도 협상 테이블을 꾸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윗선에 보고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답답해 했다. '괴물' 김민재(나폴리)가 월드컵 후 "한국에서 유럽 진출하는게 솔직히 쉽지 않다. 구단이랑 풀어야 할 것도 많고, 이적료도 비싸고. 내가 구단 입장이 아니라 함부로 말을 못하겠지만, 감히 한마디 하면 유럽에서 콜이 온다면 좋게 잘 보내줬으면 좋겠다. 솔직히 일본이 부럽다"고 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물론 선수는 구단의 자산이다. 과거처럼 '대승적 차원'에서 선수를 보내주는 것은 이제 자리를 잡고 있는 'K리그의 산업화'와도 역행하는 길이다. 하지만 한국축구의 경쟁력을 위해 더 많은 유럽 진출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일본이 이번 월드컵을 통해 증명했다. 최근 사례에서 보듯, K리거를 바라보는 유럽의 시선이 분명 달라지고 있다. 잡으려는 구단과 나가려는 선수, 그 사이의 갈등이 더 많아질 수 있는만큼, 기준이 될 가이드라인이 중요하다. 무작정 보내는 것도, 무작정 잡는 것도 답은 아니다. 유럽으로 가기 위한 '코리안 웨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