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앙마이(태국)=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그때 어시스트가 누구였죠?", "왜 그것만 기억을 못하는거지?", "이제 그만…."
제주에서의 시작은 정 코치였다. 그는 2020년 제주의 K리그1 승격에 힘을 보탠 뒤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와 동시에 제주의 공격 코치로 합류했다. 최 코치와 하 코치는 2023시즌을 앞두고 제주에 둥지를 틀었다. 다시 모인 세 사람은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남기일 감독이 "코치들과 미팅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감독이지만 같이 배우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을 정도다.
정 코치는 "수석코치가 됐다. 기본적으로 책임감이 많이 생겼다. 감독님이 많이 믿어주신다. 신뢰해주심이 느껴진다. 조금 더 잘하려고 한다. 지금도 배우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다. 두 명의 새 코치님과 함께하면서 배우는 점이 있다. 최 코치님은 그동안 '동네 형'처럼 지냈는데, 함께 일을 하니 매우 섬세하다. 보면서 자극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하 코치님은 질문을 굉장히 많이 한다. 나도 함께 생각하게 된다. 즐겁게 일하고 있다"며 웃었다.
하 코치는 "솔직히 선수 때만큼 편하지는 않다(웃음). 사실 편하게 대하려는 생각이 잘못됐다. 선수 때 좋은 커리어를 만든 선배들과 코치로 다시 만나서 함께할 수 있어서 즐겁고 영광이다. 오래오래 좋은 성과 내면서 발전해나가는 세 명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시 만난 세 사람은 현역 때보다 더 치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정 코치는 "감독님께서 코치들에게 역할을 명확하게 주신다. 그 안에서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다. 예를 들어 나와 하 코치는 공격 전술만 짜는 게 아니라 훈련 프로그램을 구성할 수도 있다. 할 일이 매우 많다"고 설명했다. 하 코치도 "과거 해설위원을 할 때 남 감독님과 처음으로 대화를 했다. 카리스마가 진짜 제일 강렬했다. 라커룸 포스가 매우 강했다. 팀에 와서 뵀는데 너무 달랐다. 부드러우시고 말씀도 유창하고 선한 느낌이 있었다. 말에 재치도 있다. 분명 카리스마 있지만 코칭스태프 잘 어울리려고 하시는 느낌이다. 감독님의 큰 틀에 맞춰 따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사실 셋의 관계는 약간 미묘할 수 있다. 프로 데뷔는 정 코치가 가장 빠르다. 하지만 나이는 최 코치가 가장 많다. 어색할 수 있는 사이지만, 셋은 따로 또 같이 함께 걸어나가고 있다. 서로 의지하며 성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정 코치는 "내가 좋아하는 선배와 후배다. 같이 일하는 게 너무 좋다. 힘들 때 도움이 많이 된다. 기쁠 때 기쁨을 나눌 수 있다. 불편한 부분이 없지 않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같이 일을 하게 돼 기분이 좋았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선수 때 만나서 이렇게 지도자 같이 할 줄 알았냐'고 했다. 같이 잘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각자 꿈도 있지만. 같은 위치에서 함께 하는 게 힘이다. 개인적으로 의지가 된다. 웃으면서 시즌을 마감했으면 좋겠다. 더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가 된다. 감독님의 방향성과 목표, 선수들의 성장을 잘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 코치도 "우리가 와서 조금이라도 분위기 좋아졌다는 말 들으니까 기분이 좋다. 같이 배우면서 팀의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탤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정 코치도 "우승을 했던 과거의 기운이 팀과 후배들에게 좋은 기운으로 이어진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인터뷰 내내 유쾌하고도 진지했던 셋은 내일을 위해 다시 일터로 돌아갔다. 최 코치는 "내일 오전에 미팅이 있다. 연습 경기를 한 번 더 보고 자야할 것 같다"고 했다. 공격 파트를 책임지는 정 코치와 하 코치도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있다"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치앙마이(태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